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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장미의 이름 상,하

지은이
움베르토 에코/이윤기역
출판사
열린책들
페이지수
407
대상
모종의 임무를 띄고 14세기 중세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 잠입한 영국의 수도사 윌리엄을 주인공으로 한 추리소설. 봉건제의 어둠 속에서 근대정신이 희미하게 비춰지던 14세기의 철학, 풍습, 문화, 건축 등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배경으로 근대의 산물인 합리적 추리를 전개해 나간다. <장미의 이름>은 중세 수도원 생활에 대한 가장 훌륭한 입문서로도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그것이 누린 유례 없는 상업적 성공은 별도로 하고라도 프랑스의 메디치 상, 이탈리아의 스토레가 상 같은 권위 있는 문학상의 수상작이기도 하다. 에코의 이 책은 수많은 책들이 집약된 결정체라고 볼 수 있으며, 주변 지식이 많은 독자일수록 이 책이 암시하고 있는 책들을 더 많이 발견할 수가 있다. 영국의 수도사 바스커빌의 윌리엄이,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 도착하면서 이 소설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의 도착과 더불어 수도원에서는 끔찍한 연쇄 살인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수도원장으로부터 사건 해결을 의뢰받은 윌리엄은 그의 시자 아드소와 함께 사건 수사에 착수한다. 살인은 <요한의 묵시록>의 예언에 따라 진행되고, 윌리엄은 마지막 피해자가 죽을 때까지 살인을 막을 수 없다. 사건은, 수도사들의 출입을 한사코 거부하고 있는 <미궁의 장서관>의 숨은 지배자인 맹인 호르헤 수도사의 흉계가 밝혀지면서 끝맺음된다. 미디어 서평 <영화로읽는추리소설>5.'장미의 이름'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토 에코(63)의 81년도 장편소설 『장미의 이름』은 추리소설이라고만 소개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대작이다.작가가 유럽 최고의 중세전문가이자 기호학자이기 때문에 『장미의 이름』역시 중세역사소설.기호학소설.추리소설 의 세가지 면모를 두루 갖추고 있어 「고급스런 책읽기」의 재미를 준다. 작가의 박학다식함이 그대로 소설에 녹아든 방대한 양의 작품이기 때문에 감히 영화화가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86년 이를 영화화한 장 자크 아노감독은 용케도 미스터리의 줄거리만 쏙 뽑아 잘도 소화해내고 있다.작품의 상당부분 을 차지하는복잡한 신학논쟁을 과감히 생략하고 한 수도원에서 일어난 괴이한연쇄살인사건만을 추적,괜찮은 역사미스터리영화로 꾸며냈다.소설을읽고 영화를 보면 지나친 단순화에 실망할 수도 있지만 소설이 다소 어려웠던 독자에게는 영화를 보는 것이 작품의 기본 줄거리를 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장미의 이름』은 에코가 셜록 홈즈의 작가 코난 도일에게서 주인공이나 구성을 모방했다고 밝힌 만큼 기본 전개는 고전적인 탐정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다. 주인공인 윌리엄 수도사(숀 코너리扮)와 조수 아드소(크리스천슬레이터扮)가 마치 홈즈와 왓슨 콤비처럼 14세기 한 베네딕트수도원에서 일어난 수도사 연쇄살인의 진상규명에 나서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007」숀 코너리가 주연을 맡아 제임스 본드 못지않은 관찰력과 유머감각을 보여준다. 작품의 무대는 중세가 끝나갈 무렵인 14세기 북이탈리아의 한베네딕트 수도원.에코는 예수가 한번도 웃은 적이 없다는 기발한착상에서 출발,이야기를 풀어간다.또 아리스토텔레스가 희극에 대해 논한 『시학』 제2권의 유일한 필사본이 이 수도원에 보관되어 있다는 가상의 상황과 「인간의 웃음은 신성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굳게 믿는 늙은 수도사의 음모가 작품의 핵심을 이룬다. 영화에서는 암흑기라 일컬어지는 중세의 수도원 분위기를 잘 살린 거대한 오픈세트가 압권.특히 영화화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여겨지는 수도원 장서관의 미궁이 훌륭하게 재현됐다. <중앙일보 95/5/23 이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