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선택 > 권장도서 > 청소년

권장도서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지은이
서현
출판사
효형출판
페이지수
279
대상
건축 감상의 길잡이 책으로, 저자는 건축을 음악처럼 등도 미술처럼 보아야 한다고 권유한다. 서울의 대표적 건물을 비롯해 우리의 대표 옛건축물의 예술적 가치와 인문적 의미까지를 풀어 썼다. 미디어 서평 음악, 미술로 양념한 우리 건축물 비평서 '건축은 삶' 이라고도 하고 '건축은 문화의 거울' 이라고도 한다. 그런데도 정작 우리 건축에 대해 자신있게 얘기하기가 쉽지 않다. 서현(한양대 건축공학과)교수가 펴낸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효형출판.1만4천원)는 이런 점에서 귀한 존재다. 우리 건축물을 짧게나마 평할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저자는 "저 건물은 멋있는 겁니까" 란 질문에 답하기 위해 썼다고 밝힌다. 그간 외국의 건물을 소개한 건축 입문서들이나 번역서들이 종종 선을 보였지만 막상 우리 주변의 건물을 설명한 것은 드물었다. 1998년 7월 출간돼 2년 동안 3만부 정도가 나갔으며 요즘도 월 5~7백부씩 꾸준히 팔려나간다. 전문가 1백명이 선정한 90년대의 책(교보문고 조사), 98년 문화관광부 추천도서, 간행물 윤리위원회 권장도서 등 그리 길지 않은 기간에 곳곳에서 좋은 평가도 받았다.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는 책들의 기본 요건인 쉬운 서술은 이 책에서도 돋보인다. 그러나 마냥 줄줄 읽히지는 않는다. 교과서처럼 난도를 점차 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과 미술 얘기를 곁들이며 수필체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저자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전문적 지식을 습득한다. 건축을 보는 안목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다. 책은 새 집에 가서 벽에 그림을 걸고 못을 박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동네를 돌아 도시로 향한다. 서울에는 시각적 구심점인 남산타워가 있고 따로 보면 뚱뚱하지만 둘이 서 있어 샅바를 잡은 씨름선수들처럼 긴장감을 풍기는 LG트윈타워가 있다. 검은 삼일빌딩은 몬드리안의 그림처럼 꽉 짜인 비례감을 극도로 추구한 작품이며 병풍을 닮은 힐튼호텔도 있다. 이렇게 건축의 기본 개념을 설명하는 이 책은 끝부분에서 국립 현대미술관.포스코센터 등에 대한 본격 건축 비평을 곁들인다. 친절한 도판 해설과 치밀한 편집도 책을 살리는 요소. 모두 3백여컷의 원색 사진과 80여컷의 일러스터가 사용됐다. "우리 것이라고 해서 왜 기와집이나 처마선만 갖고 얘기하나. 서울 가득한 지금의 건축물로 우리 건축을 얘기해야 할 것 아닌가" 란 저자의 항변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중앙일보 스테디셀러 다시보기 00/6/16 신용호 기자> '시민들이 안목을 높여야 건축주들이 건물의 공공성을 생각하면' `아는 만큼 보인다`. 늙은 뱃사공은 강물에 떠 흐르는 나뭇잎을 보고 물 전체의 흐름과 강바닥의 지형을 짚어낸다. 건축에 안목 있는 사람이라면 `한강 철교`에서 교각의 간격이 바뀌는 부분을 발견해 내고 수심과 시공비 등의 함수를 계산할 것이다. 빌딩 숲속을 거닐면서 건물의 비의(秘義), 건축가의 절망과 회심의 미소를 읽어낼 수 있다면 도시 생활이 얼마나 풍요로워질까. 건축가 서현씨(35)가 건축 감상의 길잡이 책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효형 출판)를 펴냈다. 서울의 건물을 통해 건축가들의 묵언(默言)과 시민들의 오독(誤讀) 사이의 간극을 메우려 한다. 이를 위해 그는 교과서처럼 난도를 점층시키면서 독자를 훈련시킨다. 건축의 점·선·면·공간, 벽돌·뼈대·창 등으로 옮아가며 `숙련된 조교의 시범`을 보인 뒤 독자들에게 문제를 내는 식이다. 건축가들의 `언어`를 알아야 건물과의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에서 미술·음악의 사례를 자주 든다. 건축 감상의 오솔길을 따라가 보자. `남산 타워`는 도시의 시각적 구심점이다. 여의도 `LG트윈타워`는 따로 보면 씨름 선수처럼 뚱뚱하지만 둘이 서 있으니 샅바 겁니다``를 잡은 선수들처럼 긴장감을 풍긴다. 천하 대장군과 지하 여장군 사이의 거리는 얼마나 돼야 하나. `종묘`와 `세종문화회관`의 열주는 여러 점들이다. 그 열주들은 번잡한 도시와 집중력이 필요한 공간 사이를 분리시킨다. `삼일 빌딩`은 몬드리안 의 그림처럼 꽉 짜인 비례감을 극도로 추구한 작품이다.(중략) `포스코 센터`는 투명성이라는 회사의 가치가 건축을 통해 훌륭히 표현된 대표적 사례이자 90년대 건축 기술을 보여주는 건물이다. 사방팔방이 다 유리이고 로비는 시민들에게도 개방된다. 그러면서도 튼튼히 짓자니 무수한 기술적 한계를 슬기롭게 극복해냈을 터이다. 반면 ㅎ통신 건물은 `정보의 배타성`만 앞세운 채 시민들의 출입금지를 선언하고 있는 형국으로 지어졌다. 저자는 ``건물 숲속에서 좋은 건물을 찾기가 만만찮다. 그러나 좋은 건물을 찾아내려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다음 세대에게 아름다운 건물로 채워진 거리를 물려줄 수 있다``고 집필 이유를 밝혔다. <경향신문 1998/7/23 김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