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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내 마음속의 그림

지은이
이주헌
출판사
학고재
페이지수
304
대상
고급문화의 엄숙한 분위기에 기가 죽은 당신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책이다. 저자는 그림 보는 법 좀 가르쳐달라는 사람이 있으면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느끼고 싶은 대로 느끼라고 조언한다고 말한다. 자, 이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그림은 당신이 좋아하는 그림이라고 생각해보자. 그다음 당신 눈 앞에 펼쳐진 새로운 세상을 들여다 보자. 틀에 얽매이지 않은채 자유롭게 그 세상을 만끽하고, 이 전보다 더욱 많은 것을 그 안에서 습득하는 당신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미디어 서평 미술평론가 이주헌씨가 일반인을 위한 미술교양서 「내 마음 속의 그림」(학고재)을 펴냈다.「20세기 한국의 인물화」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 등을 통해 미술과 대중 사이의 거리 좁히기를 시도해 온 이씨가 내놓은 또하나의 「읽기 편한 미술이 야기」이다. 『자신의 취향과 느낌을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따라가면 된다』.이씨가 권하는 미술감상 요령이다. 이러한 지론에 따라 저자는 특정시대나 사조, 미술사적 평가등 이론적인 틀에 얽매이지 않고 보고 느낀대로 자신이 만나고 보아왔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수록작품 선정은 명작보다 느낌이 크게 와닿는 작품을 꼽았다.서양 미술로는 르네상스시대 화가 디코지모에서 미국의 팝 미술가 앤디 워홀까지 폭넓게 걸쳐있다. 박수근 천경자 오윤 손장섭이철수 강익중 안규철 등 개성있는 우리 작가들도 들어있다. 모두 52명 중 우리 작가가 12명이다.저자는 로댕의 조각품 「꽃장식 모자를 쓴 소녀」에서 어렸을 적 여자친구를 떠올린다. 서울 변두리,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배경으로 긴 머리카락을 바람에 흩날리는 5살난 여자친구의 실루엣. 로댕의 작품을 통해 추억속의 베아트리체를 되살린 그는 로댕과 작품의 모델이 된 연인 마리 로즈 뵈레의 사랑을 얘기하며 시공을 초월한 예술품의 가치를 들려준다.19세기 프랑스 신고전주의의 대표작가로 꼽히는 도미니크 앵그르의 「마담 무아테시에」를 둘러싼 저자와 저자 어머니의 일화는미술은 모두 제각각의 눈으로 감상하는 것임을 일깨워준다. 『얼마나 멋있니!』라고 외치며 감탄사를 연발하는 어머니와 『알 수 없지만 썩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저자의 고백은 관객의 기호와 취향이 지식이나 식견에 앞서는 감상의 첫째 요소임을 웅변 한다. 「나무와 두 여인」 등 박수근의 많은 그림에서 남성의 부재(부재)를 확인한 저자는 그 원인을 해방,전쟁, 분단과 경제개발 등 격변의 최전선에서 살아야 했던 왜곡된 현대사에서 찾는다. 그림 속의 나목(나목)은 「부재하는 남정네의 상징」이라는게 이씨가 내린 결론이다. 이밖에 오윤의 목판화 「검은 새」,손장섭의 「광주 향교 은행나무」, 일리야 레핀의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페르낭 레제의 「기계 문명의 시」 등에 대한 감상을 적은 이씨의 그림 읽기는 곧 세상 읽기이기도 하다. 서울 소격동에 있는 갤러리 아트 스페이스 서울의 관장이기도 한 이씨는 『미술평론가나 전문가가 아닌 자연인으로서 미술과의 만남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경향신문 97/05/30 조운찬 기자> 오늘날 한국 미술계에서 일반 시민들이 미술에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이란 바로 유능한 해설자가 없다는 사실 아닐까?이런 통념을 은근히 비웃듯,치밀하면서도 감성적인 필치로 대중과 미술의 벽을 허무는 데 앞장서 온 젊은 미술평론가 이주헌(36·아트스페이스 서울 관장)씨. 그가 난해한 것으로만 보이는 현대 미술의 세계를 대중의 가슴 속에 안착시키는 새로운 저서 「내 마음 속의 그림」(학고재)을 출간했다. 책의 큰 제목이나 「이주헌의 행복한 그림 읽기」라는 부제나,전혀 권위적이 지 않아서 우선 좋다. 『그림을 보다가 단 한 번 울어 본 경험이 있다. 어릴 적 밀레의 「만종」을 보았을 때였다. 그의 그림 속 농민을 보다 보면 그 노동에 지친 모습에 가슴이 아려 온다.… 서양 미술사상 밀레만큼 자기 주변의 모든 것을 화해시킨 작가는 없다.』 미술 작품에서 의미를 잡아내는 안목은 날카롭지만 해설할 때 그의 눈높이는 대중과 같다. 모든 작품을 자신의 극히 사적인 체험을 출발점 삼아 이해하려 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그의 체험 궤적을 따라가다가 자연스럽게 미술에의 향연에 초대받는 즐거움을 맛본다. 다섯 살 무렵 서울 변두리 한 동네 살았던 동갑내기 소녀에의아련했던 연정을 얘기하면서 그는 마리 로즈 뵈레를 모델로 한 로댕의 저 유명한 조각 「꽃장식 모자를 쓴 소녀」를 설명한다. 앵그르의 「마담 무아테시에」를 해설하는 데는 초등학교 4학년 달력에 실렸던 이 그림을 보며 엄마와 나눴던 대화를 떠올린다. 고흐의 낡고 구겨진 구두 그림에서는 「인생의 고통은 살아있는 그 자체」라며 살다 간 고흐의 불행했던 삶과 예술을 본 다. 1백60여장의 생생한 원색 도판과 함께 다뤄진 작가는 52명. 렘브란트 모네 앤디워홀 등 외국 거장부터 박수근 천경자 오윤 황주리 등 국내 작가에 이르기까지 특정 시대나 사조 지역 미술사적 평가를 초월해 이씨가 자기의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는「애장 컬렉션」들이다. 이를 소개하는 글들은 한편 한편이 이씨의 섬세한 감수성과 절제된 미의식,그리고 무엇보다 예술에 대한 따뜻한 이해의 시선으로 충만한 에세이들이다.곳곳에서 전문가라기보다 「자연인」을 강조하는 저자의 자세에서 독자들은 미술을 향한 동지적 유대감을 느끼고 푸근해진다.<조선일보 97/05/30 김태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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