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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문/기행문

제목 대한민국 창의 체험 페스티벌을 다녀와서
글쓴이 정은비
어느 날 다른 반이지만 친하게 지내고 있던 친구가 나를 찾아왔다.
"은비야, 경기도에서 창의 체험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같이 지원 해 보지 않을래?"
지방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체험들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승낙했다. 그런데 막상 우리가 가고 싶다고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1차를 통과하고 2차를 거쳐 뽑히는 팀만이 연구비 100만 원을 받고 대한민국 창의 체험 페스티벌에 참가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 학교의 3명의 친구들과 한 팀을 이루어 페스티벌을 몇 달 전부터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 팀의 창의 체험 주제는 '마시멜로 화산 만들기' 체험이었다. 산성인 식초와 염기성인 탄산수소나트륨이 반응하여 부풀어 올라 화산 모형을 타고 흘러내리는 실험과 마시멜로가 녹으면서 부풀어져 화산 분출 모양을 만드는 체험을 구성해야 했다. 본격적인 실험에 앞서 제일 먼저 체험 주제에 맞는 계획서를 작성하였고 가까스로 1차에 합격하였다. 합격의 기쁨도 잠시, 올해 경쟁률이 7:1이라는 말이 들릴 정도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최종합격을 하기 위해서는 실험을 무한반복 해야만 했다.
주말마다 학교에 모여 끊임없이 실험을 해 보았다. 핫플레이트의 온도는 어느 정도가 적당하고 가열 시간은 어느 시간에 멈추어야 하며, 은박지컵 안에 마시멜로를 몇 개를 넣어야 잘 부풀어 오르는지, 더욱더 잘 부풀어 오르게 하기 위해서 넣는 베이킹파우더는 어느 시기가 적당한지 등 여러 가지 실험 조건들을 정해야 하다 보니 몇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렸다. 마시멜로를 이용하여 하는 실험이다 보니 팀원 모두 평생 먹을 마시멜로 양을 대회 준비하면서 다 먹었던 것 같다. 이건 너무 타 버려서 실패, 저건 지나치게 넘쳐 버려서 실패, 이런 저런 실패 원인을 되짚을수록 쓰레기양도 엄청났다. 그렇게 하루 종일 실험을 다 하고 나면 수많은 쓰레기 더미에 묻혀 버리곤 하였다. 청소하면서 한숨이 나올 법 했지만 우리는 그럴수록 긍정적으로 생각하였다. 실패라는 의미는 포기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다시 해 보자는 의미라는 걸 생각하면서 말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듯이, 하늘도 우리의 무한 반복하는 노력이 기특하였는지 수많은 수도권 팀들을 제치고 당당히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다. 이제부터가 정말 시작인 것이다.
인터넷으로 재료를 주문하고 주문한 그 모든 재료들을 경기도까지 나르는 게 정말 힘들었다. 선생님도 다른 팀과 먼저 가셨던
상태였던지라 축제 전날에 경상남도에서 경기도까지 4명의 팀원들끼리만 이동해야 하는 상황은 더욱더 악화되었다. 특히, 마시멜로 상자가 너무 무거워서 바닥에 질 질 끌고 가기도 하고 마음먹고 한 번 들고 가다가 몇 발짝 안 가서는 또다시 내려놓고 쉬어야만 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 악물고 친구들과 서로 도와주면서 마침내 창의 체험 페스티벌이 열리는 경기도 킨텍스에 도착하였다. 안전하게 우리 체험 부스에 마시멜로 상자들과 그 이외의 짐들도 모두 풀고 숙소로 이동하는 버스를 타고 나서야 팀원들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였다. 피곤하여 말 한 마디 내 뱉을 힘도 없이 숙소로 이동하였다. 정말 힘들었지만 숙소에 가서 내일 손님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하고 실험을 할 건지 서로 역할을 분담하고 그에 맞는 설명들을 열심히 연습하였다.
첫째 날에는 우리 모두 이런 체험 페스티벌에 참가한 경험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전날 계획을 짰음에도 불구하고 우왕좌왕 거렸다. 처음 보는 손님들에게 살갑게 대하는 것도 조금 어색했고 손님을 어느 정도 받아야 되는지, 예약제를 해야 하는지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해야 하는지 등 모든 사항을 우리가 결정해야만 하였다. 그렇게 제대로 한 것도 없이 첫째 날이 지나가버려서 우리는 다시 숙소에 와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사항들을 정하기 시작하였다. 둘째 날에는 전날보다 확실히 체계적으로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손님들에게 활짝 웃으면서 좀 더 친근하고 친절하게 대해 드리고, 손님이 적을 때에는 조금 기다려달라 하였고 너무 많아 기다리는 시간이 10분을 넘을 것 같을 때에만 예약제를 받았다. 그래서인지 전날보다 손님들이 훨씬 많이 모여들었고 우리는 인기 있는 체험 부스 중 하나가 되었다.
첫째 날에 비해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였던 둘째 날을 보내니 팀원들 모두 진작 이렇게 할 껄 그랬다며 하루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을 아쉬워하였고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롭고 유익한 마시멜로 화산 만들기 실험을 체험하게 해 주고 싶어 하였다.
셋째 날까지 최선을 다하였고 그렇게 우리의 길고 길었던 대한민국 창의 체험 페스티벌은 끝이 났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우리의 열정만큼은 식을 줄 몰랐다. 팀원들 모두 내년에는 좀 더 색다른 주제를 가지고 더욱더 알차고 체계적인 창의 체험을 개발하자고 다짐하였다. 이번 창의 체험 페스티벌을 통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어서 무척 뜻 깊은 경험이었다. 전국의 동아리들이 모여 각자 동아리에서 특색 있는 주제들을 가지고 다양한 실험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고 나 또한 여러 가지 체험들을 해 보면서 신기하고 흥미로운 사실들도 많이 배웠다. 또한 사람들을 대할 때 미소를 지으며 친절하게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앞으로도 청소년을 위한 축제들이 수도권에서 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자주 개최된다면 우리 청소년들이 더욱더 성장할 수 있고 나아가 국력의 바탕이 되어 세계를 이끌어가는 한국 인재들을 발굴해 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