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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문/기행문

제목 수련회를 다녀와서
글쓴이 박진수
" 오늘은 전국에 비가 내리며 더위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
뉴스의 일기예보 소리가 빗줄기와 함께 내 귀를 두드렸다.
보통 등교 때는 쉽사리 움직이지 않아주던 내 몸도 그 때 만큼은 웬일인지 몸부림하나 치지 않고 일어섰다.
이 모든 것이 수련회 효과였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수련회는 5월 6일부터 5월 8일까지 2박 3일이었다. 어린이날을 쉬고 가는 수련회라 더 기대가 컸다. 어린이날 하루 내내 수련회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으니까.
수련회 당일 아침, 비가 오면 바로 버스를 타고 출발 예정이었던 터라 친구들과 인사를 나눌 겨를도 없이 버스는 먼 길을 떠났다.
아침에 불만있는 듯한 표정으로 엄마를 걱정시켜드려 마음이 편치 않았다.
버스 안에서 일정표를 보니 가장 첫번째 일정은 ' 레일바이크 타기 ' 였다. 비가 오면 탈 수 없고, 다른 일정으로 대체한다는 선생님의 소리가 그렇게 잔인할수가 없었다. 내가 가장 기대하는 것도 레일바이크였기 때문이었다.
레일바이크를 타려면 비가 멈춰야 한다. 비가 멈춰주기를 바라며 버스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꽤 굵었던 빗줄기는 점점 힘을 잃고 이내 멈추었다. 레일바이크를 타면서 바람을 가르는 그 느낌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은 마음만 속에서 맴돌 뿐이었다. 레일바이크를 탄 다음 맛있는 점심을 친구들과 나눠 먹었다. 역시 혼자 먹는 것보다 나눠 먹는게 꿀맛이었다. 점심을 먹은 뒤 버스에 바로 타니 점심밥이 속에서 요동을 쳤다. 그러니 당연히 멀미와 싸울수 밖에 없었다.
뭐, 결국은 우리들이 쉽게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다음은 월정사 관람이었다. 월정사를 관람하는 내내 나 자신이 경건해지는 걸 느꼈다. 평소에 경건함을 잘 느낄수 없었던 터라 색다른 경험이었다. 월정사에서 나와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는 생각보다 매우 좋았다.
방 2개, 넓은 거실, 침대가 있는 침실, 화장실 2개. 10명이 자기에는 과분한 곳이었다.
덕분에 편안하게 수면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엄마에게 전화도 안 해드리고 걱정을 계속 끼쳐드려서 마음 한 구석은 불편했다. 내일이라도 전화를 많이 해서 걱정을 덜어드려야 겠다고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편안했던 잠자리 때문에 기상도 시간에 맞춰 할 수 있었다. 기상한 뒤 아침을 먹고, 대관령 삼양목장에서 양들도 보고, 산책도 했다. 양들의 목소리가 꼭 변성기인지 굵고 탁했다. 그래도 건초를 맛있게 먹는 양들이 귀여웠다. 삼양 목장을 떠나 버스를 타고 숙소로 왔다. 우리 숙소는 보광 휘닉스 파크였는데 주위에 ' 워터파크 ' 라는 곳도 있고, 곤도라도 있고, 스키장도 있었다. 스키장을 빼 놓고 워터파크와 곤도라를 탔는데 이런 곳도 있구나 하며 감탄 또 감탄했다. 나중에 가족끼리도 오고 싶은 곳이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배가 고파 과자를 먹고 또 먹으니 쓰레기장이 되었다. 우리 숙소의 방장이었던 성수는 자기는 아무것도 안 하면서 우리보고 치워라 뭐 해라 명령만 했다. 좀 짜증나긴 했지만 성수 덕분에 선생님이 숙소 검사를 하실 때 혼나지 않았다. 자유시간을 보내며 하루 일을 정리하였다. 되돌아보니 전날에 전화를 하기로 했었는데 일정을 보내다 보니 계속 전화를 드리지 못하였었다. 그 다음날이 바로 5월 8일 어버이날이었는데 말이다.
마지막 취침 시간이 다가왔다.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스르르 잠에 빠졌다.
드디어 마지막 날 아침, 벌써 마지막 날이란게 아쉽고 안타까웠다.
아침을 먹고 문경새재로 향했다. 문경새재에서는 1년치 운동을 다 한것 같았다. 거의 10킬로미터 를 쉬지도 않고 계속 걷다 보니 땀 범벅이 되어버렸다. 왕건 세트장도 관람을 했다. 옛날 사람들은 이런 곳에서 이렇게 살았구나. 하고 둘러보니 새로웠다. 이게 정말 세트장인지도 헷갈릴 정도였다.
모든 일정을 마친 뒤 버스에 올라탔다. 모두들 벌써 끝난 건가 하며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제는 예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많은 걸 배우고 느꼈으니까 나를 달래며 여행의 여운을 안고 버스 안에서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