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마당 > 글쓰기마당 > 기록문/기행문

기록문/기행문

제목 처음 타본 스케이트!
글쓴이 전은영
"천안종합운동장 .. 입구가 어디지?"
오랜만에 가족끼리 나들이한다 . 할아버지와 함께.
우리 가족은 바쁘다는 핑계로 나들이 한번 제대로 나가질 않는다.
특별한 날이나 힘들게 졸라야 어딜 가든가 한다.
오늘은 바로 그런날이다! 겨울엔 눈썰매 한번이 전부였던 나에게 스케이트장은 정말이지 환상의 장소였다. 스케이트는 태어나서 한번도 타보질 않았으니 .. 기대가 무진장 되었다. 신발 빌리는거랑 들어가는거 합해서 총 2000원으로 싼 가격에 들어갔다.
아빠는 할아버지를 데리고 어딜 들르러 갔고 , 세시까지 엄마와,나,언니가 같이 타기로 했다. 드디어 왔구나. 날 선 신발!! 김연아가 빙판 위를 시원스레 달리는 신발.
나도 김연아처럼은 아니더라도 조금만 연습하면 탈 수 있겠지?하는 기대를 품고 빙판 위에 올라섰다. 으악!! 고공에서 헤엄치는 분위기랄까. 이건 뭐지? 잠시동안 평지에 서 있던 것도 힘겨웠던 나에게 미끌미끌한 빙판은 아찔하기 그지없었다.
엄마와,나,언니는 허둥지둥 거리며 서로를 붙드는라 정신이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넓잖은 빙판 위로 쪼만한 애들부터 성인분들이 좀비들처럼 거세게 달리고 있었다. 나는 사람들에 치일까봐 조마조마한 한편으론 일단은 넘어지지나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잠시 후,언니와,나,엄마는 각각 흩어져 나아가기 시작했다.
한살로 돌아가 다시 걸음마를 하는 기분으로 나는 힘겹게 나아갔다.
언니와,나보단 운동신경이 그나마 좋은건지 엄마가 서툴게 나아갔다.
그다음 내가 엄마뒤를 이어 따라갔다. 미끌미끌 ...꽈당!! 얼마안가 기어이 넘어지고 말았다. 아... 엉덩빵아를 찧는다는게 바로 이런느낌인가. 너무나도 아팠다.
내 옆을 스치고 슝슝 달려나가는 애들은 쪼끄만한 꼬마애들. 난 덩치만 커가지고 쩔쩔매고 있었다. 나는 시원스레 달려나가는 애들을 보며 정말 부러웠다. 나도 저렇게 달리면 더 좋은 재미를 느낄 텐데.. 꼬마애들은 어릴때부터 바퀴달린 롤런가 뭔가를 부모가 사줘갖고 잘달리는 터인데 .. .나는 저멀리 엄마를 보았다. 언니와 나를 제쳐두고 서툴게 재미를 느끼고 계셨다. 나는 엄마를 미친듯이 따라잡았다...! 그리고 엄마와 같이가다가 꽈당 하고 넘어졌다. 엄마와 나는 엄청나게 웃어댔다. 넘어질때마다 웃었다.
어느정도 타다보니 웃음도 사라지고 몸은 피곤하고 어느정도 타게 되었다.
한시간 삼십분동안 여섯바퀴를 달리고 나니 온몸이 녹초가되었고 무엇보다 발이 장애인이 된 느낌이었다. 우리는 평지위에 내려왔다. 으아.. 살거같다. 평지가 이렇게 감사할줄이야!! 불안한 맘을 놓고 신발까지 신자 신발에게도 고마움을 무지하게 느꼈다.
모두 명품명품 거릴때 난 이렇게 날없는 신발만으로도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 ! 하고 생각했다. 다타고나니 ... 밖으로 나오자 개운했다. 비록 많이 넘어져 온몸이 쑤시고 멍들었지만 재밌었다!! 다음번에 타게 되면 조금은 탈 수있겠지? 또, 엄마와 노는건 오년에 한번 오는 일인데 엄마와 즐기니 너무 좋았다. 엄마가 웃는 모습도 좋았다.
엄마는 항상 힘든 일만해서 엄청나게 웃는건 보지못했다. 나는 엄마가 즐거워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