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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문/기행문

제목 눈꽃열차를 타고서...
글쓴이 손현빈
난 가족들과 그리고 아빠의 친구의 가족과 그 친구의 친구의 가족과 함께 기차 여행을 떠났다. 열차는 원주역에서 타고 갔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버스를 타고 원주역에 가서 옆에 있는 해장국 집에서 돌솥비빔밥을 먹고 좀 기다리다가 열차를 타기 위해 역에 들어섰다. 난 게임기와 MP3를 들고 갔는데 배터리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충전을 하려고 했는데 역에서 충전한다는 것은 거의 말도 안된다. 하지만 나는 오들오들 떨면서 충전을 했다. 타는 곳으로 나가는 문 바로 옆에 콘센트가 있었던 것이다. 결국 나는 그 콘센트에 게임기와 MP3를 충전시켰는데 그곳은 대기하는 곳이 아니라서 난 혼자 있었고 추운데에서 힘들게 서 있었다.
드디어 10시 5분 쯤. 열차가 들어서고 우린 올라탄다. 아빠의 친구가 기차 차장이라서 공짜로 기차를 타게 되었다. 물론 자리가 남아서 이지만... 정말 가는 동안은 할 것도 없었다. 눈은 거의 다 녹아 있었다. 그래선지 이 열차가 마지막 눈꽃열차라고 한다. 가는동안 난 게임을 하고 형은 태평하게 PMP로 영화를 봤다. 형이 정말 부러웠다. 난 나보다 훨씬 어린 애들과 놀려니 할 것도 없었고 따분했다. 그리고 정말 지겨웠다. 그냥 먹고 자고 보고 게임하는 것 말고는 없는 그야말로 기차지옥이였다. 기차를 타기 전에 나도 크면 여자친구와 기차여행을 떠나 볼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헛되고 어이없는 꿈일 뿐이였다. 이렇게 따분한데 왜 기차여행을 떠나나 싶기도 했다.
기차는 점점 산골로 달리고 있었다. 오지중의 오지도 지나고 산골중의 산골도 지났다. 창밖을 내다보니 기차는 쉼없이 달리고 있다. 물론 중간중간에 멈추기도 했다. 무슨 승무원을 바꾼다나? 드디어 내린다. 내려봤자 할 것 도 없을텐데... 그런데 이곳은 다른가 보다. 이 역은 다른가 보다. 아니, 여긴 역도 아닌 것 같다. 그냥 들렸다 가는 곳 같았다. 어쨋든 여긴 내리자마자 맘에 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꽁꽁 얼어붙은 강. 그 위에 썰매들 그리고 먹을 것을 파는 포장마차들 닭꼬치의 냄새는 내 코를 자극했고 무려 3개나 먹었다. 그리고 또 열차에 오르고 또 달리다가 내리고... 그렇게 몇번 반복하고 드디어 집에 돌아가는 시간이 왔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저녁식사이다. 원래 거의 다 도시락을 기차에서 주문해 먹지만 우린 직원들만 안다는 짜장면은 시켜 먹었다. 달리는 기차에서 짜장면이라니... 정말 신기했다. 갈 때는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올 때는 정말 빨리 왔다. 꾸벅꾸벅 졸면서 왔는데 어느 덧 다 와서 후닥닥 내렸다.
그리고 집에 와서 침대에 누웠더니 자꾸 머리가 어지럽다. 하루종일 기차를 타면서 흔들려서 그런가 보다. 그래서 빨리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