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마당 > 글쓰기마당 > 기록문/기행문

기록문/기행문

제목 수학여행, 그 곳에서 무슨 일이?
글쓴이 조예령
수학여행, 그 곳에서 무슨 일이?
(수학여행 기행문)
조 예령

“내일은 오페라 하우스로 7시까지 오세요.”
이런, 평소에도 7시가 넘어서 일어나는데 과연 내가 7시까지 도착할 수 있을까? 내가 늦었다고 나를 나두고 매정하게 떠나버리지는 않겠지. 설마······.
5월 20일, 내일은 중학교 생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수학여행을 가는 날이다. 벌써 수학여행을 가다니.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필요한 짐을 쌌다. 가방에 짐을 넣고 다시 꺼내서 몇 번을 더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을 하고 잠을 잘 수 있었다.
대망의 수학여행을 가는 날. 다행히 6시에 일어나 마음 편하게 밥도 먹고 씻을 수도 있었다. 아이 좋아라. 우리를 목적지에 대려다 줄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곳, 오페라 하우스로 사뿐 사뿐 발걸음을 옮겼다. 내가 도착했을 때 벌써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3학년 1반. 버스 탑승해라.” 선생님의 말씀에 우리는 멋지게 ‘리무진’이라고 쓰여 진 버스를 탔다. 우리가 탄 버스는 다른 버스 보다 훨씬 좋아보였다. 역시 1반의 리무진은 달라도 달라. 오랜 시간을 달려 우리가 갈 곳은 에버랜드였다. 원래 에버랜드는 둘째 날에 가려고 했지만 그 날 하필 비가 온다고 해서 일정이 바뀌게 되었다. 버스에서 황급히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버스에서 갈아입는 것을 꺼리는 친구들이 있었지만, 뭐 어때. 밖에서 우리 모습이 보이는 것도 아니고 체육시간에 신속하게 옷 갈아입는 기술을 터득한지 어언 2년이다.
드디어 환상의 나라 에버랜드 도착! 설렘 반, 걱정 반이다. 내일 비가 온다는 기상예보 때문인지 수학여행을 온 학교들이 에버랜드로 몰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놀이기구를 많이 탈 수 있을 지를 걱정하며 들어가서 가장먼저 무엇을 할지를 고민하고 있을 때, 버스를 타기위해 줄을 섰다, 버스로 이동해야 에버랜드 입구에 갈 수 있다고 하여 ‘역시 에버랜드는 달라도 다르군. 주차장에서 입구까지 버스를 타고 가야하다니. 얼마나 넓은 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버랜드에 들어가 가장 먼저 탄 놀이기구는 바로 ‘허리케인’이다. 사람들이 많아서 40분 정도 기다리고 나서야 탈 수 있었는데 그래서 인지 더욱 더 재미있었다. 아찔하게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는 허공에 심장을 놓고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슴이 철렁거렸다고나 할까? 이다음에도 콜럼버스의 대탐험, 로데오, 후룸라이드, 아마존 익스프레스 그리고 T익스프레스를 탔다, 대부분이 1시간 정도를 기다려서 탔는데 짜증이 조금 나기는 했지만 친구들과 장난도 치고 에버랜드도 구경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회전목마, 매직 스윙, 플래시 팡팡 그리고 피터팬은 바로 탈 수 있었다. 왜냐, 스릴있는 놀이 기구가 아니라서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피터팬에 있는 거울을 통해서 사진을 찍는 내기를 친구들끼리 했는데 우리는 돌아가는 놀이기구 속에서 열심히 플래시를 터트렸다. 그런데 사진은 처참하게 우리가 지나간 곳이 찍혀있었다. 흑, 열심히 찍었는데. 또 다른 내기를 하러 매직스윙으로 달려갔다. 이곳에 마주 보고 웃지 않기!! 웃음 참느라 죽는 줄 알았다. 마지막에 팡~터지기는 했지만. 돌아다니면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귀여운 인형들도 구경하면서 돌아 다녔다. 이런, 벌써 8시50분이 되어 더 놀고 싶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전속력으로 뛰어 왔지만 조금 늦고 말았다. 친구들과 T익스프레스를 탄 것을 자랑스럽게 얘기를 했다, (에버랜드에 있는 모든 놀이기구 중 T익스프레스를 따라올 놀이기구는 없을 거다.) 그랬더니 나도 탔다고 말하는 얘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힝~T익스프레스에 도전한 나의 용기를 자랑하려했더니, 거의 탔다고 하는군. T경험담을 이야기 하던 중 정준하가 자장면을 먹은 장소, 가장 무서운 속력으로 떨어지는 곳에서 명지가 떨어지는 신영이의 머리끈을 잡았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나는 거기서 눈 떴다가 죽을 뻔 했는데, 머리끈을 잡다니. 새삼스럽게 머리끈 잡은 명지와 자장면 먹은 정준하가 존경스러워졌다. 그래도 T익스프레스는 1시간 반을 기다려 힘들게 탔고 차원이 다른 스릴에 나의 가슴에 팍 꽂힌 놀이기구이다. 또 타고 싶다! 숙소로 가는 길, 나는 에버랜드를 사고 싶었다. 마음껏 놀이기구도 타고 기념품도 사게. 아! 내가 만약 에버랜드 사면 기념품 가격을 조금 낮춰야겠다. 갖고 싶었는데 비싸서 사지 못한 것이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숙소에서 원래 밤을 세며 놀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자 벼렸다.
둘째 날. 늦게 일어나면 씻을 수 없을 것 같아서 5시 반에 일어나 얼른 씻은 다음에 다시 잤는데 머리를 말리지 않고 자서 그런지 베게가 축축해졌다. 아침밥을 먹는데 엄마의 음식이 너무 그리웠다. 밖에는 비가 주룩주룩 오고 있어서 우리는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었다. 가이드 분께서 곧 있으면 ‘단양 구인사’에 도착한다고 하셨다. 구인사는 45년 정도의 짧은 역사이지만 수백만 명의 천태종도들의 수행 도량이라고 한다. 그리고 절이라고 하면 나무로 지은 사찰을 생각했는데 구인사는 콘크리트로 지었고 사찰 하나 하나가 장엄하고 화려하고 길게 늘어선 장독대들의 모습이 인상 깊다고 한다. 그런데 비가 와서 가고 싶은 사람만 보라고 했다. 피곤하고 비도 와서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구인사는 오기 힘든 곳이라고 하여 지수와 하진이랑 구인사룰 보러 가기로 했다. 올라가는 길이 조금 가팔랐는데 친구들과 이야기도 하고, 주변 풍경도 구경하면서 가니까 힘들지는 않았다. 일주문을 지나 더올라가니 천왕문이 나왔다. 그리고 천왕문 뒤쪽으로는 인광당이 세워져 있었는데 진짜 크고 화려했다. 내가 가본 절 중 가장 높고, 크고, 화려한 절을 고르라면 구인사를 고를 것이다. 힘들어서 더 이상 못 올라가고 범종루 주변만 보고 왔다. 길게 늘어선 장독대도 못보고, 보살상도 못 본 것이 아쉬웠다. 다음으로 고수 동굴에 도착했는데, 고수동굴보다 가게에서 파는 슬러시와 버터 오징어가 눈에 들어왔다. 먹고 싶다. 전에도 고수 동굴을 와본적이 있어서 별로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다시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고수동굴. 다시 봐도 놀랄 정도로 웅장하고 멋있었다. 흠이라면 떨어질까 봐 무서워서 구경 못한 곳도 있고, 물이 머리 위로 떨어질 때 조금 찝찝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담겨져 있는 고수동굴을 관광명소로 추천해 주고 싶다. 조금 힘들기 했지만. 오늘의 코스의 마지막을 장식할 태조왕건의 촬영지인 ‘문경새재’. 문경새재는 초등학교 때도 와보고 중학교 1학년 수학여행 때도 와본 곳이다. 그래서 ‘안에 뭐가 있을까?’ 라는 호기심은 쏙 뺀 채 친구랑 한가로움을 즐기며 천천히 걸었다. 가서 친구 주리도 틀어보고 생각 외로 무거운 곤장도 때려보면서 즐겁게 놀았다. 지친 몸을 이끌고 도착한 숙소. 원래 우리가 자려고 했던 곳이 아니라 급히 잡은 숙소라고 한다. 그래서 인지 방도 좁았고, 더 충격 적인 것은 화장실문이 안 잠기고, 변기 물도 시원치 않게 내려간다는 것이다. 수학여행의 마지막 밤인데 신나게 놀아야지! 친구들과 과자와 음료수를 사서 밤늦게까지 놀았다. 수다도 떨고 장난도 치고. 신나게 놀다가 잠에 들었는데 일어나서 보니 3~4시간 정도 밖에 못 잤다. 멍하니 잠도 오고 속도 이상하고 해서 아침밥을 못 먹었는데 버스에 타니 배에서 천둥이 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초코파이와 과자로 굶주린 배를 채워 나갔다.
수학여행 마지막 날 우리는 독립 기념관을 갔다. 그곳에서 일본 순사들에게 고문을 당하는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런 고문을 당하면서도 일제의 탄압에 저항하던 선조들의 모습이 빛나보였다. 전시관에서 우리나라의 발전 과정을 보았고 전차도 타봤다. 전차가 움직이기에 놀라서 봤더니 벽이 움직이는 착시 현상이었다. 진짜 전차가 움직였었다면 좋았을 텐데. 독립기념관을 나와 다시 버스에 몸을 실은 우리는 무주 리조트에 있는 곤도라를 타러 갔다. 리프트, 케이블카는 들어봤어도 곤도라는 처음 들어보는데 이름이 진짜 특이하다. 실제로 본 곤도라는 케이블카랑 비슷하게 생겼다. 곤도라를 타고 덕유산의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내내 귀가 멍멍하고 속이 울렁거렸다. 그러나 덕유산 정상의 탁 트인 풍경을 보고 속이 시원해 졌다. 그 곳을 막 뛰어 다니고 싶었지만 머리에 꽃 꽃은 여자가 될까봐 차마 뛰지는 못했다. 덕유산 정상에서 내려와 휴식을 취한 뒤 버스에 다시 몸을 실었다. 이제 그디어 집으로 간다. 처음에는 기분 좋고 신나게 시작했는데 끝으로 가면 갈수록 피곤하고 멍해졌다. 역시 세상에서 가장 편 한곳은 나의 집 밖에 없어. 그래도 친구들과 함께한 중학교 마지막 수학여행은 멋있고 재미있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사람들이 “너의 중학교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이니?”라고 묻는 다면 아마도 “중3 마지막 수학여행이요.”라고 대답하지 않을까? 나중에 혼자 힘으로 배낭여행을 하는 것이 나의 꿈인데, 배낭여행을 떠날 기회가 생긴다면 이번 수학여행에서 돌아다녔던 장소를 시간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구경하고 싶다. 그러면서 ‘어! 이건 그 때 못 보던 건데.’ ‘그 때 여기서 진짜 재미있게 놀았었는데.’ 하며 지금을 회상하며 친구들의 밝은 얼굴, 추억들을 떠올려 보고 싶다. 이제 나는 고등학교를 위해, 대학을 위해, 꿈을 위해 공부해야하는 중학생으로 돌아오지만 힘들었고 즐거웠던 이 수학여행은 절대 잊지 못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