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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소설

제목 봄 이야기
글쓴이 장효경
(전지적 작가 시점)







봄은 되게 이쁜 애다.

하지만 그만큼 여리다.

츤데레 랄까...

겉으론 전혀 그런거 같지 않아 보이지만,

속으로는 엄청난 상처를 안고있는 애다.







화장대에 앉아 거울을 보는 봄.

아쿠아 틴트를 얕게 바른다.

검은색 뚜껑을 보니,

갑자기 과거가 생각나버렸다.

머리를 흔들어대지만 떨쳐내기 힘들다..











봄은 입양되었다.

어릴적....











(어린시절)







"죄송합니다... 아무쪼록 잘 키워주세요..."

봄의 엄마가 눈물을 흘린다.

봄의 머리위로 투둑 하고 떨어진다.







세살난 봄은 고아원에 맡겨졌다.

자신의 엄마가 가는지도 모른채,

봄은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봄이야, 안녕! 잘 커야된다..."



봄의 엄마가 탄 차는 검은색 차였다.









"자, 봄아~ 맛있는 간식 먹자~"
"싫어! 엄마랑 같이 먹을꺼야!"

유난히 엄마에 대한 사랑과 집착이 강했던 봄은,

간식을 먹지 않았다.











"봄이야, 엄마는 ..음.. 어디 멀리 갔어... 그니까 봄이 간식도 잘먹고 밥도 잘먹어야 엄마가 와."

"응? 우리엄마 어디갔어?"

"먼데 갔어. 우리 봄이 이제 간식 먹어야지"

"그럼 엄마것도 남겨줘!"

고아원 선생님은 마음이 미어졌다.

어떻게 이렇게 해맑은 아이를 버리고 갈 수 있는지...









묵묵히 간식을 먹는봄.

두눈에 눈물이 고인다.

선생님은 이런 봄이가 안쓰럽다.







"나 잘래."
동공이 약간 풀린 눈으로 봄이는 이불에 누웠다.

선생님은 봄이를 눕혔다.









몇 년 후...





"선생님, 우리 엄마는 .."









봄이는 이제 엄마가 기다려도 안온다는걸 알아버렸다.

검은색을 보면 눈물이 주르르 흐르는 봄.

그래서 고아원에는 검은색이 없어졌다.

그러던 찰나...









"어머, 저 아이를 입양해가도 될까요?"

호들갑스럽게 웃으면서 봄을 가리키는 한 여자.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있다.





"..."





봄은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걸 간신히 참는다.







며칠후, 봄은 다행히 입양되었다.





하지만 검은색 공포증은 몇년이 지난 후에도 휴우증이 남았다.





하지만 지금도 검은색을 보면 그때일이 생각나버린다.







(봄 시점)





아아. 젠장.. 짜증나 짜증나 검은색 싫어..

에이, 기분도 이상한데 톡이나 해볼까...

겨울이한테나 해야지 뭐..




봄 : 나 기분 안좋음..

겨울 : 나와라 맛난거 사줄게

봄 : 진짜아??!

겨울 : ㅇㅇ 빨리나와

봄 : 아싸!!





저녁인데 괜찮을려나.

가디건을 걸치고 나왔더니,

활짝 웃으며 반겨주는 겨울.







"뭐먹을래 봄?"

"겨울이 먹을래 ^p^"

"뭐?"

"헤헤"

"뭐래니"







"튀김이나 드실?"
근처에 있는 죠스떡볶이에서 튀김을 2인분 시켰다.

"야 근데 부르는 김에 우리 4총사, 여름언니랑 가을이도 부를까?"

"돈 들고 오라고 해~ 튀김값 같이내게"







띠리리리리 -



전화를 금방 받는 여름언니.




"언니야 죠스떡볶이 안으로 돈들고 튀어와 가을이도 델꼬와"
"응"









여름이언니는 나랑 집이 가깝다...!!
그러므로 3분만에 도착함.. 대단 대단!






"언니 돈 얼마 들고왔어?"

겨울이가 물어본다.

"언니 돈 많으니까 튀김 4인분이랑 떡볶이 2인분이랑 라면 하나 시키자!"

"엥??? 진짜아?"

나는 당황했다. 좋은거겠지 뭐...







"겨울이가 튀김 2인분 어치 돈 내고, 봄이는 돈 없다했지? 가을이는 떡볶이 1인분 어치 돈내라. 나머진 내가 쏜다!"
"와아~ 여름언니 짱!!"

귀여운 표정을 짓는 겨울이.

"저기요~ 여기 튀김 2인분이랑 떡볶이 2인분이랑 라면 하나 추가요~"
"알겠습니다."









먼저 시켜서 어느새 나온 튀김 2인분♡

바삭한 새우튀김과 쫄깃하고 쫀득한 치즈스틱♡

거기다 양파 튀김에 간장소스 까지~~


꺄아아 역시 먹는게 젤 조아!!




"맛있냐?"

겨울이가 웃으며 말한다.
"웅!!"
나는 폭풍흡입하고 있고 겨울이는 내가 대견스러운지(?!) 쳐다보고있다.







먹을복은 타고난 가을이도 나와 만만치 않은 속도로 흡입을 했다.

떡볶이와 라면이 나오자, 여름언니는 라면을, 겨울이는 떡볶이를 먹기 시작했다.

가을이는 체하지 않을까 걱정스럽게 정말 빠르게 많이 먹고 있었다.
"가을아 천천히먹어.. 너 또 체하면 고생한다..?! 언니보고 또 등두드려달라고 하지마!!"
여름언니가 말한다.









"음.... 괜찮아~"

웃으며 말하는 가을. 하지만 이내 창백한 표정으로 자리를 뜬다.

"쟤는 장도 안좋은게... 많이 먹어서.. 에휴.."

여름언니가 한숨을 쉰다.





"쨋든 봄아, 힘내라!"





찡긋거리며 가을이가 사라진 쪽으로 가는 여름언니.

"뭐야 먹튀인가 큭큭큭"

겨울이가 웃는다.

"그러게"

"야 이봄... 무슨일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너 아직 인생 반의 반의 반도 안살았거든..? 힘내고~ 앞으로 좋은 일 많이 있을거다!"







".....고마워 이겨울."




겨울이는 내 등을 한번 쳐주고선 사라졌다.




나는 오늘 느꼈다.

세상은 아직 살만 하다는것.

좋은일, 행복한일, 기쁜일이 아직 많다는걸..

어느 한 봄날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