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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소설

제목 벚꽃 나무 아래에서
글쓴이 안혜진
제가 당신과 이 곳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것은 일 년 전이었죠. 이제 갓 고3이 된 저는 당신에게 이별을 통보하였습니다. 그리곤 이 곳에서 지금 이 시간 만나기로 하였죠. 벚꼬치 만개해 흩날리는 그 날 이 시간에 여기서 만나기로 약속하였죠. 저는 약속시간이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는데도 당신을 기다리며 벚나무 아래에서 서 있습니다. 한 손에는 당신에게 주기 위한 선물, 아이들이 돌아다니고 이제 등교하는 아이들도 보입니다. 아, 학교 선생님이니 평일 아침인 지금은 나오기 힘드실까요. 시간이 다가와도 보이지 않는 당신이기에 저는 혹여 약속을 잊었나, 아니면 14살이나 나는 나이차가 두려워 오지 않는 것일까 걱정을 합니다. 약속시간이 지난지 1시간 30분, 이제 발을 돌려 돌아가려는 그 때, 저 멀리서 익숙한 하얀 차가 가까워져 옵니다. 차 번호도 바뀌지 않은 그 시절 그 때 차입니다. 내 앞에 멈춘 그 차의 운전석이 열리며 안경만 바뀌고 운동화도 새로 바뀌고 다른 건 그대로인 당신이 꽃을 싫어하는 저를 배려한 듯 책 한 권을 들고 내립니다. 모든 것이 그대로, 단지 우리의 나이만 일 년전과는 다를뿐입니다. 벚곷이 때 맞추어 그 하이얀 자태를 뽐내며 떨어지고 다가오는 당신에게 전 소리칩니다.
"늦었잖아요. 얼마나…기다렸는데."
"미안해. 왜 우냐. 이 된장아. 왔잖아. 오늘 내가 있는 고등학교가 개교기념일이어서 최대한 빨리 온거야. 그만 울어. 니가 차 놓고서는,"
그러면서 턱 머리에 얹은 손은 아직도 여전히 듬직합니다.
"그거 줘."
"뭐요?"
"그거 나 주려고 가져온 거 아냐?"
"자요."
주고 나서는 휙 돌아서 그 벚꽃길을 걷는 나를 단숨에 따라와 나의 손을 잡는 그가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그거는? 저 주는거 아니에요? 선생님?"
"야, 선생님이 뭐냐.그리고 안 줘."
"아 왜, 지는 나한테 된장이라매! 그리고 주려고 들고 왔잖아!"
"이제는 반말이냐. 너 무겁지 말라고 들어주는거야. 나중에 헤어질때 줄게."
일 년이라는 시간을 떨어져있을수 있었다는게 믿기지 않을정도로 너무 좋아서, 그만 또 눈물을 흘려버렸습니다. 저의 눈물에 안절부절하는 모습도 여전합니다.
"너 내가 의무적으로 웃으랬지! 왜 갑자기 울어!"
급하게 손으로 눈물을 닦아주며 투덜투덜 댑니다. 그가 옆에 있다는 게, 내가 그 옆에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아서 이대로 있고 싶습니다. 2년 전으로 돌아가 내가 고백했던 그 때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 때는 절대로 잠시라도 그대를 놓지않으리라 혼자서 다짐합니다.

"사랑해요."

잠시간의 정적이 흐릅니다.

"그래, 나도. 사랑한다."

오랜만에 들은 그 말에는 수 많은 느낌이 서려있습니다. 이제는 헤어지지 않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