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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북클럽1기]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고
글쓴이 김휘일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소설집


오랜만에 너무 재밌는 한국문학을 읽었다.


총 8개의 단편으로 구성돼 있는데 순식간에 다 읽었다.(몰입감과 흡인력이 장난 아님^^) 대한민국의 직장인이라면 정말 많이 공감할 내용들이다.약간의 반전?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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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소설의 내용처럼 우리의 일상 속에 있는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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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론 알랭드보통의 동명의 에세이보다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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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랑 내 사이는 축의금 오만원 정도의 사이였다. (...) 칠만원짜리 무드등을 사달라긴 좀 그렇고, 그렇다고 사만원짜리 토스터를 받자니 왠지 억울했다." <잘 살겠습니다>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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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친구나 직장동료들에게 정말 권하기 쉬운 책이다. 치열한 20대를 경험하고, 생산적으로는 그보다 더 치열한 30대를 어느덧 담담하게 버텨내고 있는 사람들이 공감하기 딱 좋은, 재밌는 휴식이 될 책이다.

여덟개의 소설은 전부 작가가 직장에 다니는 동안 틈틈이, 때론 연차도 내서 써온 글이라는데 그래서인지 주변에 분명 있을 법한 인물들과 있을 법한 얘기들, 많을 법한 고민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보통 나는 8~10개 정도 이야기가 실린 소설집을 읽고나면, 2~3개 이야기는 어느새 잊었거나 하는데, 이 책은 각각의 개성이 강해 어느 이야기 하나도 잊혀지지 않고 머릿속에 살아남았다.

<잘 살겠습니다>의 청첩장 사건부터, <일의 기쁨과 슬픔>의 포인트 월급,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 속 주인공의 대단한 착각, <다소 낮음> 의 냉장고송과 타이밍, <도움의 손길> 의 짜증났던 가사 도우미 아주머니, <백한번째 이력서와 첫번째 출근길> 의 더 짜증났던 4500원짜리 아이스아메리카노와 4대보험, <새벽의 방문자들> 속 술래잡기, <탐페레 공항> 에서 노인에게 부치지 못한 편지까지. 유명한 마카롱가게에서 어느 것 하나를 고르지 못하고 다 사버린 기억이 떠올랐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이야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