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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수필] 동심(童心)
작성자 박남욱(中1) 작성일 2003-10-26
작성일 2003-10-26
  지친, 그래서 빠알갛게 물든 볼을 가진 하늘을 뒤로 한 채, 나는 오늘도 그 덩치 좋고 언제나 짓밟혀도 얼굴을 찡그리지 아니하는 길을 벗하여 걷는다. 구름이 하늘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방긋 웃는다. 그러나 나는 그 구름의 물음에 대답하지도 아니한 체 시나브로 속세에 물든 나를 원망하면서도 자책하지를 아니한다.
  그럼에도 바글바글하게 붙어있는 사람 속에서 무거운 어깨를 지었음에도 웃고 있는 이가 있었다. 나와 안면도 없었고 차마 말을 걸 수 있는 용기도 없어 그냥 그를 좇았다. 왠지 그를 닮고 싶기에. 그는 ‘검은고양이 네로’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와 나 사이의 거리를 약 1여 m 두고 쉴틈없이 쫄래쫄래 따라갔다. 사람들이 그를 쳐다보았음에도 그는 부끄럽다고 움추러들기는 커녕 보란듯이 더욱 노랫소리는 크게 들리었다.


“……나는몰라요!”


  어느 새 노래가 끝난 듯 싶었다. 그를 유심히 들여다보기로 하였다. 마침, 그가 90도를 틀어 옆에 있는 자판기를 바라보았다. 아마도 동전을 꺼내는 것이, 음료를 꺼내려는 듯 하였다. 그의 얼굴을 유심히 들여봤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쭈글쭈글하게 차려입은 양복이 말단직원이 분명하고, 주머니도 두툽지 않아 봉급날도 아닌 듯 하였다. 그런데도 그의 얼굴엔 함박웃음만이 남아서 넘칠 뿐이다. 좀 더 자세히 들여봤다.
  아! 분명히 그의 얼굴에 아이에게나 있을 법한 해달픈 미소가 비치었다. 그 순간, 그의 얼굴에서 예수가 보였다. 그랬다! 그는 동심을 잃지 않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나 또한 그 사람처럼 슬며시 입고리가 위로 치켜졌다.

  그 뒤론 나도 만화 주제곡이나 어린이들에게 어울릴 법 한 동요-비행기 등을 흥얼거렸다. 그러나 이미 속세란 벌건 물에 물든 나는 동심이란 한번 지워져 버린 혼을 다시 불러오기에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친구들의 눈초리, 사람들의 눈길……
  아니, 그것은-내가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은 동심을 얻기 위한 게 목적이 아닌 세상을 좀 더 쉽게 살기 위한 하나의 방편인 지도 몰랐다. 삶에 있어 괴로운 것을 잊고 싶기에 나는 동요를 흥얼거린 것이 아닐까. 그러나 그래도 좋다, 삶을 쉽게 산다는 요행심에 그러했던 것이라도 나는 좋다. 다만, 앞으로도 그 사람 덕분에 내 얼굴에 깃든 웃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는 것 만으로도 나는 만족을 느낀다. 아니, 내 얼굴에서 잠시나마 그 사람을 생각해서 웃음이 슬며시 지어지는 것 만으로도 나는 행복함이 마음이란 호수에서 떠오르는 방울처럼 느껴지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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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휴....... 수필 이렇게 쓰는 것 맞을레나? 비평 좀 부탁드려요... 그 때 느낀 감동을, 필력의 제한으로 독자 분들께 제대로 드리지 못한 게 죄송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