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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웃들의 사랑과 정을 느끼며(연탄길을 읽고)
작성자 박재형(중3) 작성일 2003-09-14
작성일 2003-09-14
이웃들의 사랑과 정을 느끼며...
                               -연탄길을 읽고-
여름이 가고 쓸쓸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사람들은 이 계절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부른
다. 연탄길... 추운 겨울 미끄러운 길에 사람들이 넘어지지 않을 수 있게 연탄을 길에 뿌려
주는 그런 따뜻한 마음, 사람간의 정, 그것이 바로 연탄길인 것이다. 아무리 차갑고 냉철
한 사회가 되었다고 하지만 아직 그런 차가운 사회 속에서도 한구석에선 서로 부둥켜 체온
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이 세상은 아름다운 것
이 아닐까? 어렵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 보살피는 그들의 모습과 눈물과 마음에서
나는 부끄러움과 함께 따뜻한 마음을 갖는다.
이제는 우리나라 어딜 가나 고층 아파트의 물결이지만, 그 높이만큼 사람들의 삶이 풍요로
워진 것은 아니다. '가난하면 아프지도 말라'며 병원에서는 돈 없는 사람을 거리로 내모는
가 하면, 주차 문제로 서로 말다툼을 하다가 주먹다짐을 하는 것도 이제는 예외가 아니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은 이제 무색할 정도이다.
하지만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이렇게 삭막한 이웃과 풍경들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가난
하지만 자신이 가진 작은 재산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어 쓰고, 방송 프로그램이나 구좌를 통
해 작은 정성을 보내는 이름 모를 많은 사람들도 있다.  

이 연탄길의 내용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면...
'소중한 희망' 이라는 부제목을 갖고 있는 이야기가 참 기억에 남는다.

화가인 병희의 집 3층에는 며칠 전에 새로 이사온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에게는 한 아기가 있었는데, 병희가 본 그 여자의 아기는 오른쪽 눈
이 너무 아파 보였다.
어느날, 3층집 여자가 병희의 집에 놀러왔다. 그리고는 한마디 부탁을 했다.
"저... 우리 아기 얼굴 좀 그려주세요 그리고 아기의 오른쪽 눈을 아
프지 않게 그려주세요"라고 말이다.  병희는 그 부탁대로 며칠을 걸려가면서
그림을 완성해 갔다. 그런데 그림을 그리는 동안 병희는 이상한 광경을 보았다.
3층집 여자가 아기를 업고, 한쪽 눈을 가리고 계단을 내려가는 것이였다.
병희가 그 이유를 알게 된 날은 몇 달 뒤였다.
그 여자는 이렇게 말했다. "아기가 크면 제 눈을 이식해 줄꺼예요. 그러면
저 그림처럼 예쁜 눈을 가지고 아름다운 이 세상을 살아갈수 있겠지요?"
그래서 저는 요즘 한쪽 눈을 가리고 다니는 연습을 해요.
한쪽 눈을 가리고 계단도 내려가고, 걷고 한쪽 눈이 없어도
이 세상을 아름답게, 힘들게 살지 않기 위해 일찍이 연습하고 있는거에요"
나는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잊을 수가 없다.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아픔이 있나보다, 하지만 그 아픔을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힘들 수도 있고 아름다워질 수도 있다. 빛은 어둠 속에서 더 찾기가 쉬운 법이니깐 말이다.
아들을 위해 한쪽 눈을 이식해 주려고, 또 그 고통을 벌써부터 연습하는 엄마 나는 이 글을 읽고 다시 한번 엄마의 따뜻한 사랑을 느껴본다. 역시 엄마의 사랑은 한도 끝도 없는 메마르지 않는 바다 인가보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넉넉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다.
이 책을 읽으면 저자가 누구보다도 따뜻한 시선과 깊은 마음으로 우리 이웃들을 관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동 화장실 앞에서 줄을 서서 본능과 싸워야 하는 산동네 사람들의 희
망 이야기, 질병이나 장애가 있는 자식과 함께 고통을 나누는 가족의 이야기, 작은 것이라
도 나눔으로써 기쁨을 얻는 친구 사이의 이야기, 이러한 이야기에서 우리는 진한 감동과 함
께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얻게 될 것이다.
우리가 하루에 한번씩이라도 웃을 수 있고, 이 세상이 파괴의 길로 가지 않는 것은 삶의 연
민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 뒤에는 언제나 소박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한 세상 속에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러한 사람들 때문에 우리의 이 세상이 아름다운 것도 알
게 되었다. 더불어 메마른 내 마음속에도 나도 다른 사람들의 버팀목이 되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다
자신의 몸을 태우고 그것도 모자라 사람들이 눈길에 미끄럽지 않게 내려가도록 길이 되어
주는 연탄처럼, 이 책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마음의 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인공길이 아니라 우리 이웃들의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연탄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