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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강아지 2
작성자 김영우 작성일 2003-08-14
작성일 2003-08-14
2003년 8월 14일 목요일 날씨 : 맑은 뒤 오후 늦게 흐림

일기 주제 : 나의 친구 겸 동생, 뭉치

얼마 전에 이모부께서 선물해주신 강아지 한 마리가 지금 내 앞에서 재롱을 떨고 있다. 바로 ‘뭉치’다. 처음에는 잠만 자고 우유도 먹지 않아 내 속을 태웠던 그 조그만 강아지가, 이젠 제법 자라서 운동장을 뛰어다니고 먹이도 잘 먹는다. 그리고 내가 학원에서 돌아와 인터폰을 누르면, 현관 앞에까지 나와서 낑낑거리기도 하고 때론 짖기도 한다. 이젠 나를 알아보나 보다.

그런데 ‘뭉치’는 그 이름에 걸맞게 정말로 사고뭉치다. 바닥이 미끄러워 부드러운 수건을 깔아주었더니 그걸 자기 집으로 끌고 들어가서 물어뜯지를 않나, 대소변을 가리라고 깔아준 신문지를 갈기갈기 찢어놓는 것도 모자라서 이젠 애꿎은 벽지까지 찢어놓는 등 정말 사고만 친다. 아빠는 뭉치의 이빨이 자라느라 간지러워서 그러는 거라며 개껌을 사다주라고 하셨다. 하지만 맛있는 개껌을 주었는데도 여전히 뭉치는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물어뜯어 놓는 게 아닌가? 덕분에 뭉치는 아빠한테 엉덩이를 파리채로 얻어맞고 말았다.

그러나 뭉치가 그렇게 사고를 쳐대지만 나에겐 소중한 존재다. 내가 심심할 땐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고, 나를 따르며 같이 놀 땐 착한 동생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뭉치가 말썽을 부려 화를 내려다가도 그 초롱초롱하고 맑은 눈만 보면, 어느새 화난 마음이 산산조각 부서져 녹아버린다. 어쩔 땐 너무 화가 많이 나서 몇 대 때려줄 때도 있다. 하지 말라는 잘못을 자꾸만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겁을 잔뜩 집어먹은 뭉치가 구석에 숨어서 슬픈 눈으로 나를 쳐다보면 금세 불쌍하게 여겨진다. 얼른 다가가서 쓰다듬어주고 싶지만 훈련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아픈 마음을 안고 그냥 돌아설 수밖에 없다.

나는 하지 말라는 잘못을 자꾸만 되풀이하는 뭉치를 키우며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뭉치와 내가 너무 닮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뭉치가 내 말을 안 듣고 말썽부리는 것만으로도 이토록 속상한 데, 부모님은 내가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얼마나 속상하셨을까? 또한 자식의 잘못된 버릇을 고치기 위해서 매를 드실 때마다 가슴은 또 얼마나 아프셨을까?
나는 앞으로 더욱 더 언행을 조심해서 부모님의 마음을 편하게 해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진정한 효도란, 부모님의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는 것이라고 하지 않던가?

아빠는 뭉치가 말썽을 부릴 때마다, “너~ 진짜 말 안 들으면 내다 버린다~!”라고 협박을 하신다. 난 아빠가 그런 말씀을 하실 때마다 정말 짜증이 난다. 물론 아빠의 그 말씀이 진심이 아니란 것쯤은 나도 알고있다. 하지만 나는, 비록 농담일지라도 아빠가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게 싫다. 난 개를 버리는 사람을 보면 정말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예쁘고 사랑스러워 죽겠다며 비싼 돈까지 들여서 산 애완견을 왜 버리는가 이 말이다. 더구나 귀엽고 건강할 땐 사랑한다 어쩐다 하다가 늙고 병들어 추해졌다고 해서 몰래 내다버린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할 짓이 못된다고 생각한다. 이왕에 버릴 거면 병이라도 치료해주고 버릴 것이지. 그래야 혼자서라도 살아갈 게 아닌가?
나는 앞으로 뭉치를 끝까지 책임질 것이다. 만약 뭉치가 병들면 내 통장의 돈을 모두 찾는 한이 있더라도 꼭 치료해줄 것이다.
“뭉치야, 너는 나의 친구이자 사랑하는 동생이야. 내가 꼭 지켜 줄게!”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