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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금오신화를 읽고
작성자 서정화 작성일 2003-06-19
작성일 2003-06-19
                          금오신화를 읽고
                                                   마산양덕초등학교
                                                              5-7
                                                             서정화
어머니께서 사주신 금오신화.
처음에는 재미가 없었지만 읽고 또 읽다보니 참 재미있었다.
금오신화는 단종 때 생육신의 한 사람인 김시습이, 경상북도 경주에 있는 금오산에 들어가 쓴 소설로 우리 나라에서 맨처음으로 한문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금오신화는 모두 다섯 편의 이야기로 되어 있다. 그 이야기는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지, 용궁부연록 등이다.
만복사저포기의 내용은 부모를 일찍 여읜 양선비란 사람이 만복사라는 절에 딸린 방에서 외롭게 살다가 부처님과 저포놀이로 내기를 걸어 이기자 그의 소원대로 아름다운 아가씨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사실은 양선비가 만난 아가씨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죽은 처녀의 영혼이었다. 그러나 이미 아가씨를 사랑하게 된 양선비는 살아 있는 아가씨와 사랑하듯 진정으로 그녀를 사랑하고 또 사랑 받으며 한떄를 보냈으나,하늘이 정해 준 인연의 시간이 다 되자 슬픔을 뒤로 하고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사랑하는 여인을 떠나 보낸 양선비는 그 후,지리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며 아가씨에 대한 그리움을 키우며 살았다고 한다
이생규장전의 내용은 어느 봄날 서당에 가던 이선비는 길가에 있는 양반집 딸을 엿보다가 아름다운 최처녀를 보게 된다. 이 만남을 계기로 이들은 이내 아름다운 인연을 맺는다. 그런데 이를 눈치챈 이선비의 아버지는 아들은 먼 곳으로 보내 버리고, 최처녀는 그만 병을 얻어 자리에 눕게 된다. 무남독녀 딸이 앓아 눕자 그녀의 부모는 중매쟁이를 통해 간곡히 혼사의 뜻을 비추고, 드디어 두 사람은 결혼을 올리고 부부가 된다. 이선비의 과거 급제 등 경사스러운 일만 일어나던 이 두 사람에게도 불행이 찾아 왔다. 홍건적의 노략질로 피난을 하던 중, 부인이 오랑캐에게 잡혀 목숨을 잃고 만다.난리가 끝나고 이선비가 집으로 돌아와 보니, 그의 집과 처갓집은 모두 난리통에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슬피 우는 이선비 앞에 사랑하는 부인이 환생하여 찾아온다. 두 사람은 못다 나눈 즐거움을 주고받으며 살다가, 하늘의 부름을 받아 다시 안타까운 이별을 한다는 이야기 이다.
취유부벽정기는 개성에 사는 젊은 부자 홍선비가, 한가위를 맞아 평양에 놀러갔다가 `부벽정`이라는 정자에서 고조선의 공주였다는 아름다운 연인을 만나 아침이 올 때까지 시를 짓고 즐거움을 나눈 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 아름다운 연인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 하늘하나의 선녀였다. 그래서 아침이 오기 전에 부랴부랴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 홍선비는 그녀를 그리워하다가 병들어 그만 죽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남염부주지는 경주에 사는 박선비가, 유교의 이념을 숭상하고 불교의 천당지옥설을 부정했는데, 어느 날 밤 꿈속에서 저승의 염라대왕을 염부주라는 곳에서 만나 불교나 유교나 똑같다는 등의 심오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이야기이다.
용궁부연록은 한선비라는 개성 사람이 꿈에 용궁에 초대되어 `가회각`이라는 집의 상량문을 지어 준다. 이 상량문은 아주 뛰어난 글이어서 용왕이 크게 잔치를 열어 한선비를 대접한다. 그런데 그가 용궁 구경을 두루 한 뒤에 야광 구슬 두 개와 얼음초 두 필을 선물로 받아 나오는데 깨고 보니 꿈이었다. 그 후 한선비는 벼슬도 하지 않고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옛날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물론 이야기들이 허무맹랑한 상상 속의 이야기였지만, 한 번 더 생각하여 보면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어떤 상황을 가상으로 그것을 실현시키고 싶었다는 것이 참으로 큰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그 때는 자유 연애 같은 것은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인데 그런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것은 김시습이 어쩌면 시대를 앞서 간 사람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건 최초의 소설인 셈인데 그런 면에서 보면 상상력이 참으로 크고 신기하다고 할 것이다. 얼마나 사랑이 강했으면 이승에서 만나지 못했지만 꿈속에서 그것을 이루고, 염라대왕을 만나 서로 토론도 하고, 나는 그저 시간 가는 줄 모르 고 소설을 읽은 것이다.
처음에는 고전소설이라 무슨 재미가 있을까 하였는데 오히려 현대소설에서 보지 못하는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어 매우 의미 있는 독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