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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토다케 히로타타의 '오체불만족'을 읽고나서.
작성자 이담비 작성일 2003-06-20
작성일 2003-06-20
오토다케 히로타나의
오체불만족이란 책은 제목도 그렇지만 표지도 희한하게 생겼다. 원래 단행본으로 그 중에서도 수필 같은 문학서는 표지에 사진을 넣지 않는다도 한다. 사진이라는 것은 문학적인 상상력을 보여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표지에 버젓이 저자인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사진이 있다. 그 사진은 전동 휠체어를 탄 그가, 팔도 없고 다리도 없는 그가 활짝 웃으며 건널목을 건너고 있는 모습이다.
''어떻게 태어났느냐 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감동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무감각한 당신은 아마 이런 글귀가 적힌 표지를 보면서 그저 무덤덤하게 책장을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담하건대 이 책을 다 읽은 독자라면 몇 번은 감동으로 눈시울을 적셔 표지에 있는 사진을 다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이 책에는 특별한 감동이 있다.
그들의 눈에는 멋있게만 보였을 진동 휠체어, 그리고 거기에 앉아 있는 팔과 다리가 없는 나. 언제나 내 주위에는 아이들이 개미처럼 몰려들었다. 짤막한 팔과 다리를 만져보며 “왜 이러니? 왜 이렇게 됐는데?”라며 계속 질문을 해온다. “으응,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말이야, 병에 걸렸대. 그래서 팔과 다리가 생기지 않은 거래”라고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면 아이들은 “으응 그러니”라며 우린 곧 사이좋은 친구가 되곤 했다.
초음파 검사라는 것이 있다. 어머니의 뱃속에 있는 아기에 대한 검사로서 이때 아이에게 장애가 있음을 알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 중절수술을 희망하게 된다고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도리가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장애라고는 모르고 살던 사람이 “당신의 아이는 장애아 입니다”라는 선고를 받으면 어느 누구라도 낳아서 키워나갈 자신이 없을 것이다. 우리 어머니도 “만약 내 뱃속에 있는 아이의 팔 다리가 없는 것을 알았더라면, 솔직히 말해 너를 낳았을지 자신이 없다”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더욱 소리 높여 외치고 싶다. “장애인이긴 하지만 나는 인생이 즐거워요” 건강한 몸으로 태어났지만 울적하고 어두운 인생살이를 보내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 하면 팔 다리가 없는데도 매일 활짝 웃으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러므로 관계없는 것이다. 장애 따위는.
잘된 작품 앞에는 평을 붙이기가 어려운 법이다. 이 책은 그저 한 번 읽어보시라고 권할 수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 하나 덧붙인다면 이 사내를 키운 대범하고 적극적인 교육과 그의 담임선생들이 보여준 훌륭한 행동들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그가 이 나라에 태어났다면 아마 불행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나라에는 마음이 불구인 사람들이 너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희망은 사람을 성공으로 이끄는 신앙이다 희망이 없으면 아무 것도 성취할 수 없다'' 눈이 멀고 귀가 어두웠지만 역경을 이긴 인간승리로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헬렌 켈러의 얘기다 지난 4월 ''오체불만족''이 출간되면서 장애 또는 질병극복의 내용을 담은 책들이 시장성을 갖기 시작한 이후 장애인의 이야기가
나에게 진한 감동을 주었다.
''나는 오체가 불만족인 아이로 태어났다. 불만족은커녕 오체 가운데 사지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최소한의 조건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불효자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 부모님은 내가 장애인으로 태어난 것 때문에 비탄에 잠겨 슬퍼하시지 않았다. 어떤 아이를 키우든 마음 고생은 하기 마련이라고 개의치 않았던 모양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이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낳은 친구들과 함게 휠체어를 타로 온갖 곳을 돌아다니는 지금의 생활에 어떤 불만도 없다. 그리고 나는 더욱 소리 높여 외치고 싶다.''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손의 작용이라는 제목을 칠판에 쓴 뒤 아이들에게 오늘손을 이용해 어떤 일을 하였는가를 공책에 쓰도록 했다。모두들 이를 닦았다. 글씨를 썼다는 등의 내용을 적었지만 나는휠체어에 올라갔다」라고 썼다。손은 무엇에 쓰이는가」 다른 친구들보다 20초 이상 늦은 골인。그러나 나는 완주를 해냈다는 충만감에 가득차 있었다。운동장 가득 메워지는 박수를 받으며 나는 6위라는 깃발 아래 서 있었다。그리나 6위 자리에 있으면서도 마치 l등을 한 것처럼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아이는 나밖에 없었다。-「일등보다 행복한 꼴찌」 태어나면서부터 팔다리가 없었고 성장하면서 10cm 남짓밖에 자라지 않은 저자의 장애를 이긴 초개성적인 삶。달리기·야구·농구·수영 등을 즐기며 초·중·고교를 졸업한 후 일본 와세다대 정경학부 정치과에 재학중이다。자신의 장애를 단순한 「신체적 특징」이라며 자신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팔다리가 없는 나만이 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마음의 장벽 없애기」운동을 펼치고 있다。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솔직하고 위트있게 담아냈다。장애는불편하지만 불행하지 않다는 교훈과 함께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 감동을 건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