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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논술고사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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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교육 당국에서는 대학 입학 논술고사 실시 지침에서 논술고사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 바가 있다. 이 정의는 지금부터 10여년전에 논술 고사를 처음 실시하였던 때에 발표된 것인데 지금도 그 근본 취지 면에서는 그대로 통용된다고 할 수가 있다.
논술 고사란 대학 입학을 희망하는 응시자들의 고차적인 사고 능력(표현력, 조직력, 종합력, 추리력, 창의력 등)을 평가하기 위하여 특정 교과목의 내용에 구애받지 않는 소재(탈교과적, 범교과적) 중에서 주제를 선정하여 논문형 형태로 출제, 채점되는 고사를 말함.
이 정의는 3가지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곧 논술고사는 (1) 고차적인 사고 능력의 평가를 목적으로 하고, (2) 특정 교과목의 내용에 구애받지 않는 소재 중에서 논제를 선정하고, 또한 (3) 논문형 형태로 출제된다는 것이다. 이제 이 3가지 요소를 차례로 살펴 보고 논술형 고사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고자 한다.
(1) 논술 고사는 고차적인 사고 능력의 평가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가? 우선 위의 정의에 보면 고차적인 사고 능력은 표현력, 조직력, 종합력, 추리력, 창의력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부연되고 있다. 이런 사고 능력은 논술형 고사가 지니는 특성을 가리키는 것인데 논술문을 쓰는 과정에서 그것이 모두 드러나게 마련이다. 논술형 고사에서 주어지는 논제를 스스로 분석하고 종합하고 체계를 세워서, 논리적으로 전개한 글로 표현하자면 그러한 사고 능력이 총동원 되어야만 한다. 그런 사고 능력이 없이는 논술문은 도저히 쓸 수가 없다.
이런 논술형 고사의 사고력 평가 기능은 선택형 고사와 대비를 해 보면 더욱 잘 이해가 된다. 선택형 고사에서는 문제와 해답이 이미 다 나와 있다. 수험생은 다만 그 나와 있는 정답을 고르는 일만 하면 된다. 이런 고사의 해답은 암기된 지식과 직관력만 있으면 별다른 사고 능력의 발휘없이 이루어질 수가 있다. 그러나 논술형 고사에서는 문제만 주어져 있을 뿐이고 해답은 수험생이 스스로 탐구하여 찾아내야 할 뿐 아니라, 그것을 조리있게 표현하는 글을 써야 한다. 그러자면 문제를 분석하는 능력, 그것을 바탕으로 주제(소견)를 파악하는 종합력, 추리력, 창의력 등이 모두 필요하다. 다음에는 주제를 정점으로 하여 분석 항목을 체계있게 늘어놓아 글의 골격을 이루는 구성력(조직력)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 골격의 각 항목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논술적 표현력이 발휘되어야만 한다. 이는 선택형 고사의 해답 방식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고차적 사고 능력인 것이다.
(2) 논술 고사는 특정 교과목의 내용에 구애받지 않는 소재 중에서 논제를 선정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이는 국어, 국사, 사회, 물리, 화학 등 어떤 교과목에만 국한된 소재에서 논제를 고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고등 학교 교과목 전반에 걸친 소재 중에서 논제를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풀이가 된다. 그래서 위의 정의에서 보는 것처럼 논술문의 논제는 "탈교과적," "범교과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범교과적 또는 탈교과적인 논제란 결국 고등 학교 과정의 교과목을 이수한 자로서 다룰 수 있는 일반적 문제가 됨을 뜻한다. 그것은 곧 생활 주변의 일상사와 관련 있는 문제에 국한되어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는 교육 당국자나 각 대학 관계자들도 거의 일치된 견해를 보인다. 생활 주변의 평범한 소재 가운데서 논제가 선택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누구나 별로 이의가 없다. 또한 논제는 모든 수험생에게 공평하게 선택되어야 한다는 점에도 공통된 의견을 보인다. 곧 남학생이나, 여학생, 그리고 지방이나 도시의 모든 학생이 고루 경험하고 접할 수 있는 일상 소재 가운데서 논제가 골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3) 논술 고사는 논문형 형태의 출제라고 하는 점이 하나의 두드러진 특성이다. 느낌 위주의 글 곧 감상문, 기행문 등의 형식이 아니라, 좀더 지적이고 논리적 표현이 위주가 된 논문 형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논문 형태의 글이라야만 고차적인 사고력의 과정이 표출되기 때문이다. 논문 형태의 글을 쓰는 데는 문제점의 면밀한 분석과 비판을 통한 종합 구성력이 필요하며 그것을 다시 설득력 있게 합리적으로 표현 전개하여야 한다. 이런 과정은 모든 종류의 논문, 곧 학술 논문, 논설문 등에서 다 요구되는 것이다. 대학 입시에서도 이러한 고차적인 사고력의 표출 과정을 제한된 범위 안에서나마 측정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논술고사의 해답 논술문에서는 미사 여구나 감상적 표현 따위는 금물이고 무엇보다도 확실한 근거를 바탕으로 한 짜임새 있고 논리 정연하고 설득력 있는 글이 되도록 해야만 한다.
앞에서 말한 논술 고사의 특성에 따르면 논술문을 쓰게 하는 목적은 다음 두 가지로 간추려 볼 수가 있다.
(가) 수험자가 지닌 지식과 판단력, 분석력 등의 사고력을 알아보자는 것이고,
(나) 논제를 얼마만큼 조리있게 논술하여 표현하는 능력이 있는지를 살펴 보자는 것이다.
전자는 내용적 측면이고, 후자는 논술 능력의 측면이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요소로서 어느 쪽도 소홀히 해서는 좋은 논문이나 논술문이 될 수가 없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그것을 조리있게 펴지 못하면 값진 구슬을 잘 꿰지 못하는 결과가 될 것이며, 또 논술법은 잘 익혔다 하더라도 담은 내용이 빈약하면 허술한 논문이나 논술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시험 논문/논술문을 준비하는 이는 이 두 가지를 고루 갖추도록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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