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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사에 관심을 가지고 생각을 하는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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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매사에 관심을 가지고 생각을 하는 습관을 기르자
매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생각을 알뜰하게 가다듬는 일은 어떤 글을 쓰는 경우에도 필요한 일이지만, 특히 논문을 예비하는 데 요긴하다. 독서 등에서 얻은 지식과 견해는 아무리 훌륭해도 그것은 남의 것이지 나의 것이 되어 있지는 않다. 그런데 우리가 독서를 통하여 알게 되고 느끼게 된 일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비판을 해버릇하면 자기의 생각이 샘솟아 나게 된다. 남의 생각을 바탕으로 한 자기의 생각을 창조하는 결과를 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남의 생각만 얻어 들은 뒤에 자기 생각을 가미하거나 비판을 해 보지 않으면 남의 생각만이 자신 안에 쌓이고 자기 생각은 싹트지 않는다. 물론, 이는 남의 생각을 무조건 자기 생각으로 바꾸라는 뜻은 아니다. 남의 생각이 옳으면 거기에 동의함으로써 자신의 생각과 일치를 이룰 수가 있고, 만일 그르면 그것을 고치려는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을 마련함으로써 독자적인 자기 생각이 생겨난다. 다음 보기를 살펴 보자.
[보기]
얼마전 TV에서 국악 명창 김소희(金素姬) 여사의 인터뷰 프로를 보고 있었다. 질문자는 김 여사의 "한(恨)"의 내용을 듣고 싶은지 두 번, 세 번 "선생님의 한(恨)은 무엇이죠?" 하고 물었다. 시청자인 나도 그 대답이 자못 궁금해 귀를 기울였다.
"恨이란 멋이죠"라는 그의 대답에 질문자도 놀랐겠지만 보고 있는 나도 놀랐다. 恨이란 멋이라 - 그는 판소리만이 아니라 恨의 정의를 내리는 데도 절창(絶唱)이다. "그렇지, 멋이 없으면 恨을 알 리 없고, 恨이 없으면 멋도 모르렸다"라고 나는 생각했다.
국어 사전에 보면 "원한(怨恨)"의 준말이 "恨"이라고 나와 있으나, 원한이라 했을 때와 단지 恨이라고 했을 때와는 약간 뜻이 다르다고 느껴진다. 원한이라면 상대방에 대한 원망과 복수심, 증오심과 같은 검은 감정을 느끼는데, 恨이라 할 때는 특정한 상대를 넘어서서 자기 운명이랄까 인생 전체와 삶 그 자체에 대한 슬픔과 아픔으로 느껴진다. "恨"을 '멋'이라고 표현하는 까닭은 이러한 초월적인 차원에서 나오는 감정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 이남덕, "맺힌 恨 푸는 멋" 중에서
위 보기에서 앞 부분은 남의 생각과 필자의 생각이 일치되는 경우이다. 이 때도 그것은 필자의 생각이라 칠 수가 있다. 우연히 남의 생각과 일치된 자기 생각이기 대문이다. 윗 글이 뒷 부분에서는 사전에 올라 있는 해석(사전 편찬자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이 다른 경우가 드러나 있다. 이 때는 남의 생각으로 말미암아 자신의 생각이 새로이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일상 사물을 대할 때도 관심을 가지고 살피고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특히 "왜?"라는 물음과 "어떻게?"라는 의문을 가지는 삶의 자세를 가지도록 되어야 한다. "왜 사람들은 외국 물건을 좋아하는가?" 또 "그것을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는가?"와 같은 물음을 스스로 던지고 그 해답을 생각해 보는 따위이다. 우리 주위에는 그 까닭을 이해하기 힘든 일이 매우 많고 또 어떻게 하였으면 좋을지 묘책이 얼른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우리는 그런 일들에 관심과 의문을 가지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면 사려가 깊어지고 대화할 때나 글을 쓸 때에 남이 미처 깨닫지 못한 바를 지적할 수가 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평소에 생각하는 습관이 모자랄 뿐 아니라, 심지어는 그런 생각하는 행위 자체를 "골치 아픈 일"이라고 기피하는 일도 있다. 그러나 생각이란 늘 해 버릇해야 깊어지고 가다듬어진다. 생각을 잘 안하는 이는 뇌수 기관에 녹이 슬어 사고력이 저하될 뿐 아니라 매사에 창의력이 없다.
요컨대, 논술문을 쓰려는 이는 사물에서 문제점을 늘 찾고 또 그것을 올바르게 분석하고 비판하여 바른 해결 방법을 생각해 내는 힘을 길러야 한다. 매사에 생각하는 습성을 기르고 그것을 체계있게 가다듬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논문이란 자기 나름의 생각, 곧 남보다 색다르고 조금이라도 더 깊은 생각을 펼치는 것이라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사색하는 일을 생활화하도록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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