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스무 개나 되는 고만해 선생님은 아이들을 싫어합니다. 말을 안 듣거나 자기 마음에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행동을 하는 아이가 있으면 두 번째 손가락을 까딱해서 가차 없이 반지로 만들어버리죠. 그렇게 수업이 끝날 때가 되면 벌써 스무 개의 손가락이 반지로 가득 찰 정도입니다. 아이들은 무섭고 깐깐한 고만해 선생님을 두려워합니다.

그런 고만해 선생님네 반에 ‘개구진’이라는 아이가 전학을 옵니다. 여느 때와 같이 구진이의 장난을 참을 수 없던 고만해 선생님은 구진이를 윽박지르고, 반지로 만들어버리려고 하죠. 그런데 구진이는 갑자기 몸이 울룩불룩해지더니 커다란 개구리로 변하고 맙니다. 선생님이 아무리 손가락을 까딱해도 반지로 변하지 않고요. 그리고 개구리는 긴 혀를 뻗어 고만해 선생님을 꿀꺽 삼켜버리고 말아요.

이 소동은 단순한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고만해 선생님을 진정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됩니다. 고만해 선생님은 개구리의 몸속에 있는 동안 반지로 변한 아이들이 얼마나 답답했을지 처음으로 생각하고, 다시는 아이들을 반지로 만들지 않기로 다짐하죠. 그렇게 변화한 고만해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웃는 모습은 깊은 여운을 주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