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과 알파카, 고양이는 매일 함께 노는 친구들입니다. 몸 색이 하얀 것도 똑 닮은 친구들이죠. 어느 추운 날 세 친구는 함께 숲길을 걷습니다. 그러던 중 아주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왔어요. 냄새를 따라가보니 그곳엔 어마어마하게 큰 호박이 있었죠. 호박 안에는 달콤하고 맛있는 수프가 가득했고, 앞에 놓인 간판엔 ‘호박 수프 목욕탕’이라고 적혀있었어요. 그리고 그 간판엔 이렇게도 적혀있었죠.

오늘은 몹시 추운 날입니다.

따뜻한 목욕탕에서 마음껏 쉬세요.

단, 수프는 절대 먹지 마세요.

세 친구는 따뜻한 목욕탕에 들어가 몸을 녹입니다. 그리고 배가 고파진 친구들은 하지 말라고 적혀 있었지만, 참지 못하고 달콤하고 맛있고 따뜻한 호박 수프를 먹어버리고 맙니다. 그랬더니 새하얗던 세 친구의 몸이 온통 호박 수프 색으로 물들어버리는 게 아니겠어요? 수건으로 아무리 닦아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호박 수프 색으로 물든 채 다시 길을 걷던 세 친구는 이번엔 하얀 스튜 목욕탕을 만나게 됩니다. 이번에도 역시 먹지 말라고 쓰여 있었지만, 하얀 스튜를 먹으면 왠지 몸이 원래의 새하얀 색으로 돌아올 것만 같은걸요. 과연 세 친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