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변호사
- 지은이
- 허교범
-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 페이지수
- 176p.
- 대상
- 초등3~4

어느 날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고 혼자 조용히 책을 읽던 남자아이에게 학급 재판에서 변호사 역할을 맡아보라는 제안을 합니다. 귀찮아서 싫다는 아이를 붙잡고 선생님은 "이 이야기를 들으면 생각이 달라질걸?"이라며 이야기를 시작하죠.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던 아이는 결국 제안을 수락합니다. 반 아이들은 학급 재판에서 검사 역할을 하는 반장과 새로 변호사 역할을 맡게 된 아이의 대결은 결과가 이미 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반장은 학급 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었고, 변호사는 음침한 아이라고 불리며 학급 내에서 영향력이 가장 미미했으니까요. 하지만 담임 선생님의 생각은 달랐던 거죠.
따돌림 또는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도우며 변호사는 교실 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냅니다. 영향력이라곤 하나도 없던 아이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영향력을 늘리는 거죠. 이 글은 그 과정을 그리는 자기 극복 서사이기도 합니다. 또한 작품 속에서 주인공인 남자아이는 내내 '어린 변호사'로만 지칭됩니다. 이건 임시로 변호사 역할을 한 '누구'가 아니라 아이가 진짜 '변호사'라는 걸 강조하는 것이죠. 동시에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가 주인공과 자기를 동일시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어린이 독자는 이야기의 끝에 다다를수록 이야기를 진지하게 수용하고, 더 나아가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동문학에서 흔치 않은 법정 스릴러 이야기는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 독자는 적극적으로 사고를 재구성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됩니다. 추리 자체의 재미도 재미지만, 다양한 은유를 찾는 지적 재미 또한 느낄 수 있습니다. 천천히 읽어가다 보면 다 읽고 나서 숨겨진 의미를 알게 되는 최고의 읽기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