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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추천도서

순재와 키완

지은이
오하림
출판사
문학동네
페이지수
124
대상

제1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좋은 이야기는 책을 덮은 뒤에 시작된다._심사평


“어디에 말하지 말고 너만 알고 있어.”
한밤의 방문객이 작가에게 들려준 기이한 이야기
순재와 키완, 두 아이가 만난 괴물에 대한 기록


  1월 1일 한겨울 밤, 노크 소리와 함께 시간 여행자가 작가를 찾아온다. 작가의 오랜 친구인 시간 여행자가 데려온 것은 터무니없고 기이한 이야기. 작가는 혼자만 알고 있으라는 여행자와의 약속을 어기고 그 이야기를 공개하기로 맘먹는다. 참과 거짓을 뒤섞고 살을 덧대고 이리저리 뜯어고쳐서. 이것이 『순재와 키완』, 두 아이가 만난 괴물들에 대한 기록이다.


“74년 전에 일어난 차순재라는 소년의 사고를 막아 줬으면 합니다. 사례는 얼마든지 하겠소.”


  순재는 엄마에게 털어놓기로 결심했다. 같은 반 필립이가 순재를 감시하고 있고, 무엇보다 순재가 죽기를 바란다고. 순재네 엄마처럼 독자도 종잡을 수 없는 이 고백 앞에 어리둥절하다. 영문을 모른 채로 다음 장을 넘기면, 순재가 단짝 키완과 2인조 스파이가 되어 필립이의 뒤를 캐기로 작당하는 장면과 만난다.


  공교롭게도 그때부터 필립이는 순재에게 무관심할뿐더러 의문투성이 누나까지 어슬렁거리며 둘을 훼방 놓는다. 순재가 필립이를 오해한 건 아닐까? 필립이가 감춘 비밀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고 누나의 정체는 무엇일까? 어설프기 짝이 없는 이 2인조 스파이는 상상이나 했을까? 필립이의 뒤에 곧 두 아이가 마주하게 될 괴물이 웅크리고 있다는 걸. 74년 뒤의 미래에, 과거를 고치고 싶은 누군가의 부탁이 그들 앞에 새로운 길을 놓고 있다는 걸.


“나중에 나한테 도움이 되는 사람은 꼭꼭 아주 많이 좋아해야 하는 거야?”

'지금 여기가 맨 앞’이라는 묵직한 메시지로 제1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


  『순재와 키완』은 ‘절망적인 색채의 미래 전망들과 어떤 공식처럼 지구와 인간의 파멸을 그린 작품들 속에서 지금 여기가 맨 앞’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제1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호주에 거주하며 심리학을 공부한 오하림 작가의 첫 작품으로 233편의 응모작 가운데 심사위원들의 격렬한 토론을 끌어낸 문제작이다.


  아동문학평론가 김지은은 처음 읽을 때는 누가 놀다 놔두고 간 말판인지 사건의 흐름을 종잡을 수 없지만 끝으로 가면 이야기의 윤곽이 또렷해지고 여러 번 읽으면 더 재미있고 곱씹어 생각하면 이야기가 계속 불어난다고 평했다. 동화작가 송미경은 이 이야기가 인류의 과학적 진보 앞에 한 인간의 목숨을 구하는 것과 한 존재의 상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질문에 그쳤다면 다소 진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인물의 내적 갈등을 자연스럽고도 낯설게 보여 줌으로써 독자를 전혀 새로운 방향의 질문으로 밀어 넣는다고 평했다. 아동문학평론가 유영진은 인류를 파국과 멸망에서 구원해 주는 커다란 힘은 아이다움, 아이의 마음이라는 걸 여실히 보여 주는 작품이라 짚었다.


  다양한 목소리가 오가는 교차점에는 “끝까지 읽었을 때 울리는 묵직한 메시지” “결말에서 화자가 던지는 말의 힘”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이것이 『순재와 키완』을 기꺼이 대상작으로 들어 올렸다.


  우리는 감히 예상한다. 이 작품을 읽는 어린 독자들은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동굴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더듬더듬 천천히 조심스레 발걸음을 내딛다 보면 미로 같은 이 동굴을 빠져나오게 될 것이며, 다 읽고 나서는 자석에 끌리듯 자발적으로 다시 동굴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 길을 되짚어 가며 여기저기 던져져 있던 카드가 그저 흩뿌려진 것이 아니라 정교하게 배치된 수수께끼와 퍼즐의 한 조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또 한 번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할 것이다. 이것이 문학의 힘이며, 『순재와 키완』이 가진 결정적 매력이다._심사평


“오래전에 사라진 줄 알았던 구술 서사가 미래를 배경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작가는 유쾌한 이야기를 아주 좋아한다고 하면서도, 모든 어린 시절이 유쾌할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너는 결코 열 살이 될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아홉 살의 순재,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고 낯선 곳에 전학 온 키완, 다가오는 소멸 시효 앞에서 순재와 정반대의 운명을 맞아야 하는 필립. 74년 동안의 모든 것을 바칠 만큼 소중했던 우정과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지 않은 아이들의 마음은 세 아이의 앞날을 어떤 모습으로 변주할까.


  작가는 중간중간 등장인물로 불쑥 튀어나와 이야기에 끼어들거나 책 바깥의 우리에게 말을 걸며 당황스럽게 한다. 이 독특한 서술 방식은, 그래서 이 이야기가 진짜 일어난 일이라는 건지 꾸며 냈다는 건지 헷갈리게 하는 동시에, 글자로 박제된 이야기를 넘어 이야기가 살아 움직이는 생물임을 드러낸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엮어 시간의 소용돌이로 우리를 밀어 넣고 사건들을 조각조각 흩뿌린다.


  어느 부분인지 알 수 없는 조각을 주우며, 물음표를 하나둘 쌓으며, 조각들이 어떤 모양의 큰 그림을 그릴지 상상하며 나아가다 보면 어느덧 우리는 거친 살갗 속 따듯한 맥박이 뛰는 곳에 밀려와 있다. “아무리 훌륭한 작법이나 문체로도 도달할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이 자리한 곳에. 그곳에는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물음표들이 떠다니고 있다. 그 아이는 그대로 사라져도 괜찮은가, 방금 그 아이들이 뗀 발자국이 어떤 지도를 그리며 나아갈까, 괴물은 어디에 있고, 괴물과 맞서거나 포옹할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붙는 윤리적 질문 앞에 우리가 돌아보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남겨진 물음들은 연료가 되어 이야기 바깥의 독자를 앞으로 밀어 준다. 좋은 이야기는 책을 덮고 난 뒤에 시작되므로.


컷 분할로 녹여 낸 인상 깊은 장면들
그림과 이야기의 깔끔한 호흡


  그림을 그린 애슝은 담백하면서 편안한 감성의 만화,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사랑받는 화가다. 『순재와 키완』에서는 각 장마다 일어난 인상 깊은 사건들을 한 화면을 여러 개로 분할해 녹여 내거나,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에서는 한 화면을 온통 할애하기도 하면서, 이야기와 적절한 호흡을 이어 갔다. 애슝 화가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캐릭터와 색감은 친근감을 더하고, 그림을 연결해 보는 재미를 안겨 줄 것이다.   <출판사제공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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