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윤재는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자기 탓이라며 눈치를 볼 정도로 소심한 아이입니다. 엄마의 선물을 사러 쇼핑몰에 갔다가 에스컬레이터에서 사람들에게 치이는 사고를 겪고도, 자기가 괜히 스포츠 매장에 들러서 사고에 휘말린 것이라고 자책할 정도죠. 사고 후에 곧장 축구 시합에 나갔다가 다섯 골을 연거푸 먹고, 무릎이 깨지고, 별명까지 생겨서 놀림을 받으면서도 엄마에게 사고를 비밀로 합니다. 그리고 윤재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고를 당한 로지도 다르지 않죠. 어른들의 잔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사고 사실을 비밀로 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늘 수많은 사건 사고가 일어납니다. 아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죠. 예상치도 못한 사고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보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기가 겪은 일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 왜 이렇게 힘든지 깨닫지 못하고 고민하는 일도 많습니다. 어른들에게 혼날까 봐, 어른들이 걱정할까 봐, 여러 가지 이유로 어른들에게 말하지 못하고 자기 일을 꼭꼭 숨기기도 합니다. 모든 게 자기 탓인 것만 같아서, 더 큰 상처를 받을까 봐 전전긍긍하며 혼자 이겨 내려고 하죠.

이 책의 두 주인공은 사고 후유증을 경험하지만 직접 표현하지는 못합니다. 힘들어하다 스스로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서로를 돕기도 하죠. 이 두 아이의 모습을 통해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상처로 인해 고통받고, 이를 치유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또한 누구든 제힘으로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힘을 가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손을 내밀면 위로와 믿음을 얻는 데서 더 나아가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