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反轉)의 순서로 뒷받침문장들을 늘어놓으려면 단락의 앞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내용을 상당히 늘어 놓은 다음에 중간쯤부터 그 부정적인 면을 내세우고 뒷받침하여 결론을 뒤집도록 하는 것이다. 다음 보기에서처럼 앞부분의 긍적적인 서술이 "그러나" 가 나타나는 지점에서부터 반대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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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순화 문제에 남달리 관심을 가진 이라 할지라도 방송 드라마에서 표준말만을 써야 한다고 고집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나운서나 대담자가 만드는 현실적인 프로그램과는 달리 드라마는 예술 적인 표현이며 창작이라는 점에서 모든 경우에 표준어라는 규범의 지배를 받을 수는 없다. 작품의 성격이나 작중 인물의 대화상 현실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그 지방 토박이말을 쓰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문제는 드라마에서 사투리를 선택하여 쓰는 기준이 너무 허술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사투리는 넓게 보아 우리말임에는 틀림없지만, 특정 지역에만 국한된 것이기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표준말을 써서 어느 지방할 것 없이 스스럽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표준말을 써야 하는 원칙이겠는데 이런 선을 넘어설 때 드라마 내용과는 따로 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김미형, "텔레비젼을 보니"
다음 보기에서도 "그렇지만"이라고 한 대목부터 역전을 시켜 그 방향으로 결론을 이끌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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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비평가는 동시에 철학가가 될 수도 있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도덕가나 종교학자도 될 수가 있다. 또 어떤 의미에서는 사회학자나 심리학자의 기능을 겸할 수도 있다. 비평가는 그만큼 깊고 넓은 학문과 인생의 전반 문제에 관해서 관심과 식견이 갖추어져야하며, 그것은 결국 인생을 다루고 있는 작품을 다각도로 고찰하고 올바른 가치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비평 활동이 문화 과학의 일반론에 그쳐 버렸을 때, 그것은 결국 문예 비평의 퇴영 현상을 가져 온다. 이를테면, 만해(萬海)의 시를 통해 동양적인 불교 사상을 탐색한다든가, 박두진(朴斗鎭)의 시에 서 서구적 기독교 사상을 살펴보고, 또 거기서 평가(評家) 자신의 인생에 대한 관념을 추상화한다면, 그런 경우 비평가가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종교적, 철학적 신념이지, 시적 신념이 라고 할 수 없다, 시의 소재가 되는 상상과 체험 내용에 대한 검토도 중요하겠지만, 이런 문제는 언제나 그 밑바닥에 언어와 구성의 문제를 깔고 있지 않는 한 헛된 탁상 공론에 지난지 못할 것이다.
--김시태, "시와 신념의 문제"
위의 두 보기에서 보듯이 이 배열 순서에서는 "그러나, 그렇지만" 따위 접속어가 뒤집음의 기점이 된다. 이 배열 순서에서 특히 유의할 점은 뒤의 부정적인 서술에서 앞의 서술을 뒤집을 만한 근거를 확고히 제시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만일 그렇지 못하고 뒤집기만 해서는 소주제 곧 결론적인 주장이 설득력을 잃는다. 곧 앞의 긍정적인 서술보다 뒤의 부정적인 서술이 더 타당한 점이 있어야만 그 소주제가 확고히 뒷받침된다는 것이다.
다음 예문도 첫부분에서는 긍정적인 면을 제시하고 뒷부분에서 그렇지 않은 면을 가려서 논술하고 있는데 뒷 부분의 서술에 역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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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가요는 우리 문학의 원류(原流)이자 향찰(鄕札)로 표기된 특수한 문화 양식임엔 틀림없다. 또 그것이 한국 문학사의 벽두를 장식하는 가장 최고의 시가임도 주지의 사실이다. 이와 같은 문학사적인 중요한 의의 때문에 모든 신라 가요는 정당한 평가 이상의 극진한 대접을 받아 온 것이 지금까지의 거짓없는 실정이다. 사실상 신라 가요 중에는 지금의 안목으로 보아도 그 질적인 우수성을 인정받아 마땅한 작품도 적지 않다./그러나 14수 모두가 다 똑같이 높은 수준에 올려 놓을 수 있는 그런 작품들은 아니다. 이들 작품 가운데는 신라 당시의 문학적인 척도로 평가하여도 대단치 않은 것으로 판별될 수밖에 없는 것도 있다. 이런 유의 노래까지도 그것이 희한한 문자로 표기되어 있다는 이유 때문에, 혹은 우리 문학사의 원류에 해당되는 희소 가치의 작품이라는 이유 때문에 아무 분별없이 과도한 평가를 받아서는 곤란하다.
-- 박노준, "新羅歌謠의 硏究"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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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순서에 따른 배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