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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추천도서

아버지의 해방일지

지은이
정지아
출판사
창비
페이지수
268
대상
청소년, 일반

빨치산으로 ‘고작 사년의 세월에 박제된 채 (평생을) 살았던’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타인의 목소리를 통해 새롭게 마주한 아버지에 대한 딸의 기록이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의 기본 뼈대이다.


지금은 역사의 기록이 되어버린 이데올로기 전쟁이 나비의 날개짓과 같이 여전히 개인의 삶 전체에, 나아가 인간의 삶에 도저한 파동을 미치고 있음을 화자인 딸 아리는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실감하게 된다. 아리가 알던 아버지는 ‘한갑자를 살고도 턱없이 사람을 믿는 순진함-솔직히 말하면 어리석음-이 더 못마땅’한 사람이지만 ‘질 게 뻔한 싸움을 하는 이십대의 아버지의 마음’을 ‘목숨을 살려주었던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걸려 했던 이십대’를 훌쩍 지난 노인을 통해 만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신념을 위해 젊음을 바쳤고, 그 신념을 잃어버리지 않고 ‘평생을 정색하고 살아온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진지 일색의 삶을 마감한 것’이라는 작가의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진지 일색으로 가득한 무거운 책은 아니다. 노동이 힘들다는 빨치산 동료의 고백에서부터 ‘밴드 읎는 잔치는 앙꼬 읎는 찐빵’이라며 ‘젓가락을 두드리며 뽕짝을 불러 젓히’는 마음씨 좋은 사촌언니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코끝이 찡해지다가도 배시시 미소가 번지고, 가슴이 먹먹하다가도 급기야 피식 웃음이 나오고야 마는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그 시대를 살아내셨던 부모님을 가진 독자에게, 또한 그 시대를 역사로만 들었던 청년에게도 읽을 만한 가치가 차고 넘치는 책이다. 부모님에 대한 연민과 애정, 나아가 사랑이 아지랑이처럼 가만히 퍼지는 것을 체험하게 될 테니 말이다.


“자네 혼차 잘 묵고 잘살자고 지리산서 그 고생을 했는가?

자네는 대체 멋을 위해서 목심을 건 것이여!”


‘아버지는 언제나 인간을 신뢰했다.

보증을 서줬더니 말도 없이 야반도주해버린 먼 친척도 아버지는 원망하지 않았다.’


‘사회주의자 아버지는 그렇다한들 상처받지 않았다.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사회의 구조적 모순 탓이고,

그래서 더더욱 혁명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역사의 아픔은 곧 개인의 삶 전체이기에 국가의 존재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 오월에 국가폭력과 인권, 그리고 기억의 힘의 중요성을 빨치산의 딸인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통해 만나보시길 바란다.


출처: 부산광역시 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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